[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한국군 전용 최초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가 지난 7월 발사되어 궤도에 안착했지만, 우리 군이 이 위성을 통제할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한기호(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의원은 20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에 군 첫 전용 통신 위성인 아나시스 2호가 발사됐지만 정작 단말기가 없어 위성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문제 제기를 했다.

한기호 의원은 군 전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와 관련해 "군 전용 통신망을 구축하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위성을 띄워놓고, 결국 사용할 단말기가 없어 우주 어딘가 떠 있는 위성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우리 군은 2006년 발사된 무궁화 5호(아나시스 1호)를 통신에 사용하고 있으나, 민·군 겸용 위성으로 지난 2014년 태양전지판 고장이 발생하면서 전력 생산 문제가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021년경 위성 수명이 끝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우리 군은 ‘아나시스 2호’로 독자적인 통신위성을 확보하면서 생존성과 보안성이 강화된 통신체계 구축이 가능한 환경이 되었다며 평가했었다.

방사청은 아나시스 2호가 지난 7월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서 "(아나시스 2호용) 지상 단말기 개발에 20여개 국내 방산업체와 80여개 중소협력업체가 참여하며 국산화 95%를 달성했다"며 군 통신운용 환경 개선과 방위·우주산업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었다.

아울러 우리 군은 아나시스 2호를 통제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를 통해 위성과 연결할 8종의 단말기를 개발한 바도 있으나, 그 후 단말기 양산을 위한 예산을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업 타당성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1년 예산반영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 의원은 "아나시스 2호 도입에 약 45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향후 12년간 운용 예정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단순히 계산해도 전력화가 1년 늦어질 경우 1년에 약 375억 원, 하루에 약 1억300만원의 감가상각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질타했다.

기존 위성 단말기 사용이 불가한 아나시스 2호는 예산이 반영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될 경우 무용지물인 위성을 우주에 띄워 놓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며 더욱이 위성 수명이 12년인 것을 고려한다면 손해가 막심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군 관계자는 "성능이 확인된 뒤에 양산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고 주장하며, “예산 편성으로 양산에 들어간다면 실전 투입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