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안랩·JYP, 옵티머스 투자 기업만 59곳
투자금만 1.5조…대학·공공기관·종친회·종교재단 등도 투자

간판을 떼기 전의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뉴시스
간판을 떼기 전의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한 가입자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기업들의 투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는 5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는데, 한화·LS·넥센·오뚜기 등 국내 유명 기업과 성균관대 등 대학들도 대거 가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옵티머스 투자자 명단 자료에는 2017년 6월 5일부터 올해 5월 21일까지 총투자금 1조5797억원 규모의 펀드계약 3350건이 기록돼 있다. 총 유가증권시장 12개, 코스닥시장 47개 등 59곳의 상장사도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했다.

우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오뚜기(150억원), 제이에스코퍼레이션(150억원), BGF리테일(100억원), HDC(65억원), LS일렉트릭(50억원), 한일시멘트·홀딩스(50억원), 넥센(30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고, 코스닥 시장 상장사 중에서는 에이치엘비·에이치엘비생명과학(400억원), 에이스토리(130억원), 케이피에프(80억원), 안랩(70억원), 매직마이크로(70억원), 투비소프트(69억원), JYP엔터테인먼트(50억원), NHN한국사이버결제(50억원) 등이 투자했다.

한화그룹 비상장사인 한화종합화학은 500억원을 투자했으며, 성균관대, 한남대, 대구가톨릭대 등 대학들 역시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 740여억원을 옵티머스자산운용을 통해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농어촌공사, 한국전력 등도 수십여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들 기업이 투자한 전액을 손해 본 것은 아니다. 전액을 환매해서 손해가 전혀 없는 곳도 있고, 일부를 환매해 잔여금액에 대해서만 묶여있기도 하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으로 추정되는 이름이 투자 명단에 올랐으나 동명이인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규모가 크지 않은 자산운용사가 단기간에 많은 자금을 모으다 보니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옵티머스에 투자한 상장사들은 증권사들이 고금리 안전 상품으로 소개해 여유 자금으로 투자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옵티머스는 이 상품을 안전자산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수익률 연 3% 안팎의 6개월 단기 상품으로 소개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게 된 이유로 정관계 로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기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 결정 과정에서의 적정성 여부를 철저히 살펴볼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지난 16일 “펀드 투자로 인한 손실 여부와 상관없이 투자와 관련한 결정이 적절했는지, 허술한 점은 없었는지 등을 정부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일부 공공기관이 옵티머스 펀드 투자의 적절성 논란과 자금 투자를 위한 로비 의혹이 이어지고 있어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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