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마업체 3곳에 2년간 약 200억원 투자했다가 반토막
1000억 달러 운용하는데 5년간 연환산 수익률 5.6% 수준…세계 7개 국부펀드 중 6위

한국투자공사가 미국 대마업체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공사
한국투자공사가 미국 대마업체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공사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의 대마업체들에 200억원을 투자했다가 1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자료와 한국투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시장에 상장된 대마업체인 캐노피 그로스(Canopy Growth), 오로라 카나비스(Aurora Cannabis), 크로노스 그룹(Cronos Group)에 지난 2년간 약 200억원을 투자했다가 반토막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2일 한국투자공사(KIC)는 나랏돈으로 대마 관련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국민의 법 감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사회책임투자를 고려했다고 주장하며 대마업체 주식에서 이익이 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투자공사의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위 3개 종목 중 한국투자공사가 가장 많이 투자한 주식은 캐노피 그로스다. 이 회사는 의료용 대마뿐만 아니라 여가용 대마 또한 생산하는 업체로 대마 업계의 1, 2위를 다투는 회사다.

KIC는 이 업체에 지난해 1분기 약 1800만 달러(약 200억원)를 투자했다. 그러나 공사가 매입한 뒤 주가는 1년 넘게 빠져, 매입 당시 최고 50달러에 육박하던 주가는 올 2분기 기준 16달러로 폭락했다.

정 의원은 “국가마다 가치관과 사회적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사회책임투자도 그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의 법 감정이나 상식에 어긋나는 투자가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KIC 국정감사의 목적은 국민의 세금이 올바르게 투자되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므로 공사는 국정감사에 성실히 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KIC의 최근 5년 연환산 수익률은 5.6% 수준으로 수익률이 확인되는 세계 7개 국부펀드 중 6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근본적인 투자 역량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 따르면 KIC의 최근 5년간 연환산 수익률은 5.6%였는데, 구체적으로 2015년 -3.0%, 2016년 4.4%, 2017년 16.4%, 2018년 -3.7%, 2019년 15.4%였다.

같은 기간 호주의 Australian Future Fund 수익률은 9.9% 수준이었고. 미국의 Alaska Permanent Fund, 노르웨이의 NBIM, 싱가포르의 Temasek Holdings가 각각 7.0%의 수익률을, 중국의 China Investment Corporation가 6.8%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KIC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홍콩의 HKMA(3.1%) 뿐이었다.

양 의원은 “총 1081억 달러의 국부를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가 국부 증대를 위한 투자기관으로서 근본적인 투자 역량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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