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작가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버립니다. 민족 반역자가 됩니다.」 글 논란
조정래, “오해다. 일부 신문이 주어부를 빼고 써 왜곡된 것...진중권 무례하다 사과해라”
진중권, “문인이라면 문장을 제대로 써야죠...‘무조건 다’ 낱말이 들어간 이상 문장은 당연히 일본유학생은 무조건 다 친일파라는 식으로 읽힐 수밖에...”

조정래 작가가 12일 '한국 문학의 거대한 산맥 조정래 작가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12일 '한국 문학의 거대한 산맥 조정래 작가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조정래 작가는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일본에 유학을 다녀와서 친일파, 민족반역자가 됐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설전을 벌이며, 조 작가는 진 전 교수를 향해 "무례하다.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전했으며, 진 전 교수는 "문인이라면 문장을 제대로 써야죠"라며 문장을 바로 잡으며 반박했다.

조정래 작가는 14일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토착왜구'라고 불리는 사람들로 범위를 한정한 발언이었다"며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고 알려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일부 신문이 "주어부를 완전히 없애버리고 뒷부분만 씀으로써 일본 유학 갔다 오면 다 친일파라고 말한 것처럼 왜곡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앞서 조정래 작가는 지난 12일 등단 5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일본에 유학을 다녀와서 친일파, 민족반역자가 됐다"라고 언급한 부분에서 논란의 발단이 됐으며, 언론을 통해 이 내용을 접한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작가를 향해 비판 글을 올렸다.

진중권 교수는 조 작가를 향해 "이 정도면 ‘광기’라고 해야죠"라고 한 차례 비판한데 이어 "문 대통령의 따님도 일본 고쿠시칸 대학에서 유학한 걸로 안다"며 "일본유학하면 친일파라니 곧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되어 민족반역자로 처단 당하시겠네요"라고 연이어 비꼬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에 조정래 작가는 일부 신문에 의한 왜곡된 기사였다며 "전부 왜곡하는 것이다. 명백한 명예훼손"이라 주장하였고 "신문의 의도적 왜곡 때문에 상처받거나 언짢았던 일본 유학 다녀온 분들게 신문들을 대신해서 사과한다"고 말하며, 조 작가에게 '광기', '문재인 딸 일본 유학 간 것, 조 작가 아버님 유학 다녀온 것' 모두 친일파냐고 쓴 진 전 교수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조 작가는 "자신도 대학교수라면 엄연히 사실 확인을 했어야 한다"면서 "저한테 전화 한 통화도 없이 아주 경박하게 두 가지의 무례와 불경을 저지르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이어 "진중권 씨에게 공식적으로 정식으로 사과하기를 요구한다. 만약에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을 시킨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쓸 데 없는 말장난. 현장의 워딩을 봅시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박 글을 재차 남겼다.

진 전 교수는 조정래 작가의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버립니다. 민족 반역자가 됩니다.」를 언급하며 "조정래 씨는 이 문장의 주어가 '토착왜구'인데, 언론에서 이를 빼버렸다고 해명한다"며 "말이 안 된다. 그의 말대로 ‘토착왜구’가 문장의 주어였다고 합시다. 그럼 괴상한 문장이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자들은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됩니다. 민족반역자가 됩니다.」라고 쓰며 "일본에 가기 전에 이미 토착왜구인데 어떻게 일본에 유학 갔다 와서 다시 친일파가 됩니까? 이게 말이 되려면, 친일파가 일본에 건너가면서 애국자로 거듭났다가 거기서 다시 친일파가 되어 돌아와야 합니다. 그냥 감정이 격해져서 말실수를 했다고 하면 될 것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 이런 얘기를 하려고 했겠지요"라며 "「토착왜구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일본 유학파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에 유학 갔다가 친일파가 되어 돌아옵니다.」" 라고 바로 잡으며 "문인이라면 문장을 제대로 써야죠. 거기에 '무조건 다'라는 말이 왜 필요합니까? 그 낱말들이 들어간 이상 문장은 당연히 일본유학생은 무조건 다 친일파라는 식으로 읽힐 수밖에 없죠. 근데 그 잘못을 왜 애먼 언론에 뒤집어 씌우는지"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사실 그의 발언의 끔찍함은 다른 데에 있다"며 "‘특별법을 만들고 반민특위를 설치해 인구의 150만. 60만에 달하는 친일파들을 처단하자‘ 무서운 건 이 발상이다"고 비판하며 "도대체 그 수치는 어디서 나왔고 특정인을 '친일파', '민족반역자'이라 판정하는 기준은 뭡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토착왜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에 대한 문제의식은 아예 없어 보인다"고 말하며 "그게 과거에 이견을 가진 이들을 '빨갱이'라 몰아서 탄압하던 독재정권의 행태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일침을 가했고, "극우들도 남한에 간첩이 수백만이니 색출해 처단하자고 하잖냐"라며 뼈있는 말을 던졌다.

진 전 교수는 "이영훈의 국가주의나 조정래의 민족주의나, 어차피 뿌리는 같다"며 "어차피 식민종주국에선 국가주의자가 곧 민족주의자다"고 말했다. 이어 "식민지였던 나라에서나 그 둘이 분리되지. 그 유치한 '해방전후사의 인식'도 이젠 시대에 맞게 개정할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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