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소녀상은 역사의 증거...세계 양심의 심장 베를린에 있어야 마땅"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 결정 소식에 "철회하라" 강력 촉구 나서
양기대, "소녀상...단순한 조형물 아니야...되풀이 않기 위한 역사바로세우기 상징"
일본 가토 관방장관, "독일 국내의 사법 절차일 뿐...앞으로의 움직임 지켜보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주한독일대사관을 통해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청의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 결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 양심의 수도라고 부를 수 있는 베를린의 소녀상은 철거되어서는 안된다"며 독일 관련 당국의 철거 명령 철회를 촉구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피해자 할머니의 한과 슬픔이요, 후세 교육의 심장인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것은 나쁜 행동이며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독일은 일본과 같이 2차 세계 대전 패전국이지만 일본과는 다르게 과거 역사를 반성하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 것에 앞장선 나라"라고 "일본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일침했다.

아울러 그는 "독일의 소녀상은 한국뿐 아니라 네덜란드, 아시아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기에 절대로 베를린에 세워져 있어야 한다"며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철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의원과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이 함께했다.

양기대 의원은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가 위안부 문제와 전쟁 성폭력 문제를 직시해 최종적으로 철회 결정을 해주길 기대한다"며 "소녀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전쟁 성폭력과 식민주의를 기억하고 다시는 비슷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못하게 하는 역사바로세우기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이용수 할머니는 주한독일대사관에 독일 베를린시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의 친필 철거명령 철회 촉구서를 전달했다.

앞서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청은 지난달 말 베를린 거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이날까지 철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현지 시민단체 시위 등의 반대로 철거 계획을 일단 보류한 상황이다.

한편 베를린 소녀상 철거 보류 소식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로서는 계속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사고방식과 대처를 다양한 형태로 설명해 왔다"며 "앞으로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가토 관방장관은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가 보류된 것에 대해 "독일 국내의 사법 절차"라 선을 그으며 "국제사회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주한독일대사관에 전달한 이용수 할머니 친필 성명문 전문은 아래와 같다.

이용수 소신으로 세계 역사와 인권 문제 해결의 상징인 '평화의 소녀상' 철거 주장은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이 중요한 역사의 증거인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것은 나쁜 행동입니다.

역사의 죄인이요, 소녀상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과 슬픔이요, 후세 교육의 심장입니다.

독일은 일본과 같이 2차 세계 대전 패전국이지만 일본과는 다르게 과거 역사를 반성하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 것에 앞장선 나라입니다.

세계 양심의 수도라고 부를 수 있는 베를린의 소녀상은 철거되어서는 안됩니다.

2020. 10. 14.

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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