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이씨는?망명 중에도, 국내 정착 후에도 한국행을 원치 않아
-한국에 온 후에도 두고 온 딸에 대한 걱정으로 북한에 돌아가길 원해
-뒤늦게 노출된 경위에는 부인의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관측

[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2018년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잠적한 이후 8개월 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조성길 북한 전 이탈리아 대사대리의 부인이 딸이 있는 북한으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20일 조성길(오른쪽 두 번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자유의 종'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지난해 3월20일 조성길(오른쪽 두 번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자유의 종'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7일 MBC는 조 전 대사대리의 부인이 일부 언론에 북한 송환 의사를 밝히면서 귀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부인 이씨는 망명 중에도, 국내 정착 후에도 한국행을 원치 않았다고 전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잠적한 이후 8개월 동안 스위스, 프랑스, 동유럽 국가 등을 거쳐 지난해 7월 국내에 들어왔다.

그러나 이씨는 한국에 온 후에도 두고 온 딸에 대한 걱정으로 북한에 돌아가고자 했고, MBC를 비롯한 몇몇 언론에 이런 사실을 제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이 1년 넘도록 공개되지 않다가 뒤늦게 노출된 경위에는 부인의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조 대리대사 부부의 10대 딸은 북한에 거주하고 있다. 작년 2월 이탈리아 외교부는 조 전 대사대리의 당시 미성년 딸이 2018년 11월 14일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일보는 익명을 원한 복수의 대북 소식통들은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아버지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검열위원장을 지낸 조연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연준은 지난해까지 당 정치국 후보위원을 지내는 등 북한 내 권력 서열 30위권 안에 들어가는 인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연준은 1937년생으로, ‘당속의 당’으로 불리는 조직지도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직후인 2012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맡아 실세 중의 실세로 꼽혔다.

조연준은 지난해 8월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2차 회의 때 주석단에 자리하며 정치적 위상을 보여줬지만, 이후 북한 매체에서 사라졌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연말 열린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검열위원장을 이상원으로 교체했고, 조연준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조성길 전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이탈리아 로마의 북한 대사관 건물을 빠져 나온 뒤 외부에서 부인과 만나 제3국으로 이동해 서방 망명을 타진했다. 그러나 여의치 않자 이탈리아로 다시 돌아와 이탈리아 정부 당국에 신변 보호 요청을 한 뒤 망명을 타진했다. 이들이 행적을 감춘 직후 북한 당국은 그의 딸을 평양으로 압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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