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농해수위, 증인 채택으로 홍역…환노위·과방위, 증인 불출석에 실랑이

[시사포커스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전봉민,백종헌,강기윤,주호영,서정숙,김미애,이종성)들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 모씨의 무릎 수술을 담당한 삼성서울병원 모교수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키라는 내용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전봉민,백종헌,강기윤,주호영,서정숙,김미애,이종성)들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 모씨의 무릎 수술을 담당한 삼성서울병원 모교수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키라는 내용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정감사 첫날인 7일 여야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곳곳에서 북한에 의해 피살된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씨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놓고 격하게 충돌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선 이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숨진 공무원의 친형이 스스로 국감장에 출석하겠다는데 유가족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는 게 타당하다”며 “국회는 유가족 요구에 당연히 응답해야 한다”고 이씨를 채택하자고 요구했으며 같은 당 조태용 의원은 “국회가 문을 열어야 한다. 형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냐 아니냐, 간단한 문제”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여당 간사인 김영호 의원이 “외통위는 이 사건에 대해 조사할 수 없고 정보를 다루는 상임위가 아니라 친형(이씨)을 부르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며 “수사 중인데 친형이 국감에 와 월북이 아니란 일방적 주장을 한다면 국민들이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이 일이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정쟁화 되는 것에 반대하는 유족이 있는 것으로 안다. 관련 자료에 정확히 접근할 수 있는 국방위에서 다루는 게 맞다”고 국방위로 공을 넘겼으며 같은 당 김영주 의원도 “외교부 상대로 얘기하는 것은 정치적 국감이라 생각한다. 이 사건은 해양경찰청에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고 정보위, 국방위에서 다뤄야 할 문제”라며 국방위 등 다른 상임위로 공을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 뿐 아니라 같은 날 농해수위에서도 이씨를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야당 요구로 여야 간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유가족 이야기를 들어서 월북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민들이 이 상임위를 보면서 양쪽 견해를 들으며 올바른 판단을 내리게 하자”고 주장한 데 반해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해경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국방위·외교통일위에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확인하는 게 맞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거론한 외통위에서도 이미 다른 상임위로 공을 넘기는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마치 증인 채택을 저지하기 위한 ‘폭탄 돌리기’를 하는 모양새인데, 그래선지 야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내일 이씨 출석이 어렵다면 다음 기일에 잡히는 부분에 대해 적당한 날짜에 서삼석 민주당 의원과 상의해 이씨를 증인 아니면 참고인으로 모셔서 주장이나 심정을 들어보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수정 제의했음에도 여당에선 끝내 어느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처럼 외통위와 농해수위에선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격돌했다면 같은 날 정무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증인 불출석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먼저 환노위에선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갑작스러운 불출석 결정에 대해 야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에서 구 사장을 빼려고 노력했다가 안 되니까 구 사장이 불출석을 요청해왔다.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 채택한 것을 불출석으로 맞섰는데, 위원회에서 어차피 채택한 거니까 종합국감 때라도 반드시 출석할 것을 요청 드리면서 그때까지도 불출석하면 여기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위원장이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증인채택 됐는데 그걸 가지고 여당에서 반대해가지고 끝까지 증인채택이 안 되려다 하는 것처럼 하는 건 옳지 않다.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자제해 달라”고 응수했고, 임 의원이 “근거 없이 얘기하는 건 아니지 않겠나”라고 맞대응하면서 국감장 분위기가 급격히 굳어졌다.

여기에 이날 정무위원회에서도 가맹본부 불공정 거래행위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채 나오지 않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고열이 나는데 정형외과에 가서 증빙서를 가져왔다”고 꼬집었으며 같은 당 유의동 의원도 “종합 국감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코로나19가 아니라면 증인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또 같은 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선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을 수술한 의사의 증인 출석 여부로 여야 의원들 사이에 언성이 높아졌는데,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군 복무 중이던 추 장관 아들을 수술한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A씨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데 대해 “형사소송법 149조 기밀 유지 때문이라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이유다. 기밀유지에 위배된다면 답변을 안 하면 된다”며 “보건복지위에서 A씨에 대한 동행명령서를 발부해 달라고 요구하고 이를 어기면 (A씨를) 국회모욕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증인 신청 문제를 여야 다툼 소재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쟁 국감하지 말고 정책 국감하자”고 지적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게 왜 정책 국감이 아니냐”고 항의하면서 설전이 벌어졌고 결국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은 “(증인) 동행명령과 자료요구 등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여야 간사가 논의하고 보건복지부 업무보고를 받겠다”면서 장내 수습에 나섰다.

이외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채용비리와 사모펀드 사태 책임 등을 묻고자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등을 추가 증인으로 요청했는데 채택되지 않았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는데, 강민국 의원은 “국회에서 나몰라라 한다면 공공성을 지닌 금융회사 수장의 장기집권 폐해를 눈감아주는 방조범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인앱결제 수수료 논란 등으로 증인 출석을 요구 받았음에도 나오기 어렵다고 한 구글코리아 임원과 관련해선 이영 의원이 “오늘 내로 증인 채택을 의결할 수 있도록 처리를 부탁한다”고 여당에 호소했다.

한편 이들 상임위 외에도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선 구글코리아 대표가 불출석하면서 증인 한 명 없이 진행됐는데, 알고리즘 조작 의혹에 대한 증인으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이자가 출석해야 한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요구하면서 여야 간사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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