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시 합격률 90% 이상의 비밀?...‘시험 선발대’가 실시시험 문제 복원
강병원 "응시자 일괄 접수 후 랜덤 배정하여 시험일 결정해야 해"
응시 지각자에 원칙 없는 처리로 구제까지...의사 국시 총체적 부실 논란으로 확대

 

강병원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2020.08.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다시, 평화의 길 번영의 문으로 : 북한 개별관광 허용 등 남북교류 재개를 위한 시간'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응시자의 시험일 배정을 의과대학에 전적으로 일임한 탓에 여러 부정행위가 방치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매년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하는 응시자가 3000명이 넘으며 실기시험 특성상 한번에 볼 수 없기 때문에,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은 2달 동안 매일 72명~108명 규모로 하여 1일 3회씩 나뉘어 시험을 응시토록 하고 있으며, 응시자가 실기시험을 치룰 수 없는 날 2일을 정하면 각 의과대학별로 해당 날짜를 조정하여 누가 시험을 치를지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강 의원은 “의과대학에서 성적 우수자를 먼저 시험을 치르게 하는 ‘선발대’를 보내고, 시험 문제를 복원해 후발대에 알려주는 일이 연례적으로 반복돼 왔다”며 시험 절차상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꼬집었다. 

한국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따르면, “의사 국시 실기시험 도입 이후 2011년 집단 문제 유출 사건이 터졌다”고 말하며 이러한 문제점을 막고자 “응시자들에게 ‘의사실기시험 문항을 복원 또는 유출할 경우 민·형사상 조치 및 당해시험 무효, 응시자격 제한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포함해 안내문자 발송 조치를 해왔다”고 전하며 “실기시험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문항복원이 이뤄지는 의과대학 관련 사이트 및 SNS를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의사국시가 이렇게 치러지는 것은 의대생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고 주장하며 “공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눈높이에서는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일이며,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며 “국시원은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일괄 접수 후 랜덤배정을 통해 응시자의 시험일을 결정하는 등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2018년에는 의사 국시 실기시험 지각자가 발생해 결시처리했지만, 해당 응시자와 소속 의과대학이 제출한 소명 및 사실 관계를 검토해 재응시 조치를 결정한 사례”가 있었다고 밝히며 "국가면허시험에 택시의 비정상적 운행을 들어 지각자를 구제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고 비판하며 의사 국시에 대한 부실 논란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강 의원은 "의대생들이 얼마나 많은 특혜를 누리고 있는지 이번 사례만으로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으며 “의사국시는 의대생들이 의사로 첫발을 내딛는 중요한 관문”이며 “이 실기시험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때 의사의 사회적 권위와 국민의 신뢰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고질적인 집단 문제유출을 비롯해 지각자에 대한 원칙없는 처리까지 국시원이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관리 감독하는데 있어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며 "향후 의사국시 절차와 시험관리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권성택 전국의과대학교수협회 대표와 서울시 25개구 의사회 회장단이 정부서울청사 민원실을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자들인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권익위의 신문고를 찾게 됐다"며 의사 국가고시 추가시험 요구를 담은 민원 서류를 제출했다.

그들은 "권익위가 국민 건강을 위한 보건의료 인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의대생들의 국시 문제를 잘 풀어주시길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말하며 추가 응시 기간을 부여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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