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차벽 두고 엇갈린 여야 반응...“與, 국민안전 위한 조치” “野, 문리장성, 재인산성”
반면 개천절날 유원지 및 주요 관광지는 인파 몰려 북새통...
코로나 방역은 광화문 광장만?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가 전면 금지된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경찰 봉쇄돼 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검문소 90개소를 설치하고 800여명의 경력을 동원했다. 21개 기동대 등 부대 인력도 배치됐다. 사진 / 뉴시스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가 전면 금지된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경찰 봉쇄돼 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검문소 90개소를 설치하고 800여명의 경력을 동원했다.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개천절 집회를 전면 불허한 가운데 지난 3일 경찰이 서울 광화문 광장을 둘러싼 세종대로와 인도에 300여대의 경찰 버스로 '차벽'을 세운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한 잘한 조치’라 했으며 야권에서는 ‘문리장성이냐?’, ‘재인산성같다’고 비꼬우며 과잉 대응이라며 여야의 반응이 엇갈렸다.

5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광화문 거리에 새로운 산성을 쌓는 모습을 보고, 정부가 국민이 뭐가 두려워서 막대한 경찰 버스를 동원해서 도시 한복판을 요새화하는 식으로 했으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지적하였으며, 주호영 원내대표도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방역을 보건당국이 하는 게 아니라 경찰이 방역하는 경찰 방역국가가 됐나?”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3일 광화문 차벽 사태를 두고 “국경일(개천절)인데 태극기를 들고 있다는 것만으로 검문당하고 의심당하는 웃지 못 할 비극이 생겼다”고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광화문에 나와서 시민들과 기탄없이 대화하겠다고 선거 과정에서 말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국정에 대한 국민 비판이 두려워서 방역을 이유로 이렇게 산성을 쌓고 90여 군데나 검문소를 설치하고 1만 명 경찰이 동원됐다”고 한탄하며 “문재인 정권이 사람·차량이 다닥다닥 붙은 관광지와 백화점은 단속하지 않고, 정부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서 광화문에는 권위주의적 독재 국가형 차벽을 쌓았다”며 “정부가 국민 건강이나 경제 살리기 이런 데 대한 관심보다, 방역 정치에 매몰된 거 아닌지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비꼬았다.

김선동(국민의힘) 사무총장도 “방역을 빌미로 국민의 역린을 건드리는 일 없기를 바란다”며 광화문 광장의 차벽을 보며 “이게 잘 된 방역 현장인지, 잘못돼가는 민주주의 현주소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조금의 위험 요인이 있으면 과감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야 한다”며 광화문 차벽을 두고 “정치 방역이란 주장이 오히려 정치적 주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응은 오히려 경찰이 대응을 잘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천절 일부 보수 단체의 광화문 집회가 있었는데, 시민 안전과 방역을 위해 함께 해준 경찰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경찰의 봉쇄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라도 말했다.

정청래(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산성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 했다”며 결과적으로 “K-방역의 한 장면이 됐다”며 “지금은 정부 방역당국과 국민이 똘똘 뭉쳐 코로나19와의 전쟁중이다”고 지적하며 “(극소수 집회참가자들) 몇 명 때문에 경찰력이 동원되고 온 국민이 걱정하고 국력을 이런데 소진해야 되겠는가?”며 쓴소리를 했다.

한편 경찰은 3일 오전 7시께부터 한남대교 북단돠 시청역 인근 등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배치하고 통행 차량을 검문 검색했으며, 광화문역·시청역·경복궁역 등 주요 지하철역은 무정차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5일 서울시 박유미 시민건강국장은 “1000만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로 오늘 9일(한글날)에도 경찰과 함께 원천 차단할 방침임을 선언하며 “현재 52건의 10인 이상 집회가 신고됐다”고 집회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지난 3일 SNS에는 용인에버랜드·서울대공원·제주도 등 유원지 및 주요 관광지에 나들이 인파가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으며, 이에 누리꾼들은 관광지들과 광화문 광장과 대조하며  광화문 집회만 통제하는 상황을 두고 비꼬는 글들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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