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이 사건과 관련해 북측과 연락할 수단이 지금 없는 상태
-지난 8일과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 공개
-북한 통지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청와대에 25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시사포커스/정유진기자]  연평도 인근 우리 국민 피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과) 핫라인이 끊어져 있어 유엔사 정전위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던 청와대가 북측에서 온 통지문을 공개한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하여 남북간의 '핫라인'이 살아있는 게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짐으로써 논란이 될 전망이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사진제공/청와대)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사진/청와대)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일과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 북한 해역에서 사살된 공무원 이모(47)씨에 대한 북한 통지문을 공개하면서 “최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에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힌 이후 두 번째 브리핑에서다.

서훈 실장은 25일 2차 브리핑에서 “북측 통지문 공개 이후 남북 정상 간의 친서 교환 문제에 대한 국민 관심이 커짐에 따라 문 대통령은 최근 주고받은 친서도 모두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친서를 보면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집중 호우, 태풍으로 인한 수해를 걱정하는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국무위원장께서 재난의 현장들을 직접 찾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로하고, 피해복구를 가장 앞에서 헤쳐 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깊은 공감으로 대하고 있다”며 “특히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어떠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일 것이다.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부디 국무위원장께서 뜻하시는 대로 하루빨리 북녘 동포들의 모든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국무위원장님과 가족분들께서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나흘 뒤인 12일 김 위원장은 화답의 친서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에 넘치는 진심 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 감사히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얼마나 힘드실지, 어떤 중압을 받고 계실지, 얼마나 이 시련을 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계실지, 누구보다 잘 알 것만 같다.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는 남녘과 그것을 함께 나누고 언제나 함께 하고 싶은 나의 진심을 전해드린다”고 했다.

이어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 건강에 항상 특별한 주의를 돌리시기 바란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과 행복이 제발 지켜지기를 간절히 빌겠다. 진심을 다해 모든 이들의 안녕을 기원한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연평도 인근 우리 국민 피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과) 핫라인이 끊어져 있어 유엔사 정전위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북측에서 연락온 바는 없다”며 “통일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북측과 연락할 수단이 지금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친서 전달 경로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청와대에 25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및 남북 관계가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끊겼다’는 설까지 돌았던 국정원과 통전부 간 ‘핫라인’이 살아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우리국민이 북한 해역 바다에서 북한군에게  끌려가 7시간동안 생존해 있을 때 정부와 군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는 비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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