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금 수령한 201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대략 4억원에 가까운 돈 빠져나가
-길할머니, 2015년부터 경증 치매 앓기 시작, 2016년, 2017년쯤 중증 치매로 진
-국민은행 통장 2012년 7월부터, 농협은행 통장 2015년 1월부터 정부 지원금 입금

[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보조금 부정 수령 등 6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에 게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동영상 여러 건을 재공유했던 길원옥 할머니(92)의 통장에 매달 들어온 정부 지원금이 입금 직후 현금으로 전액 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길원옥 할머니의 정부지원금 입금 즉시 현금 인출건과 관련하여 윤미향이 입증하라고 주장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페이스북 글(화면캡쳐/정유진기자)
길원옥 할머니의 정부지원금 입금 즉시 현금 인출건과 관련하여 윤미향이 입증하라고 주장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페이스북 글(화면캡쳐/정유진기자)

길원옥 할머니는 정의연에서 운영하는 서울시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에 머물렀었다. 앞서 검찰은 윤 의원이 2017년 길원옥 할머니의 '중증 치매' 장애를 이용해 할머니가 정의기억재단(현 정의기억연대)에 5천만원을 기부하도록 했다고 보고 윤 의원에게 준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이와 관련하여 정의연은 "(검찰이) 피해 생존자의 숭고한 행위를 치매노인의 행동으로 치부한 점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고, 길원옥(92) 할머니의 며느리 조모씨는 언론매체와의 통화에서 "치매 상태의 노인에게 기부를 종용했으면 그건 아니죠. 정상적인 상태에서 했어야 숭고한 거지."라는 반박을 하기도 했다.

21일 한국일보는 길 할머니 통장 내역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길 할머니가 정부 지원금을 수령한 2012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대략 4억원에 가까운 돈이 길 할머니 통장에서 '현금 출금'의 형태로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현재로선 누가 은행에 찾아가 길 할머니 통장을 창구 직원에게 보여주고 돈을 찾았는지, 또 이 현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다며 길 할머니는 고령인 데다가 몸이 불편한 상태라서, 길 할머니 주변에서는 할머니 본인이 매번 이 돈을 인출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한 길 할머니 가족들에 따르면, 할머니는 2015년부터 경증 치매를 앓기 시작했고 2016년, 2017년쯤 중증 치매로 진행됐다고 했다. 

길 할머니는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통장 두개를 갖고 있으며 국민은행 통장에는 2012년 7월부터, 농협은행 통장엔 2015년 1월부터 정부 지원금이 입금됐다.

길 할머니가 받는 지원금은 해마다 조금씩 늘었는데, 최근엔 서울시와 마포구 등으로부터 주거비 등 명목으로 350만원 안팎의 지원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길 할머니 통장에 들어온 돈은 거의 입금과 동시에 전액 현금출금 형태로 빠져나갔다.

통장 내역을 살펴보면 지원금이 들어온 당일 바로 전액 출금된 경우가 많았다.

올해 3월 길 할머니의 농협은행 통장 내역을 보면, 3월 13~18일 사이 서울시와 마포구에서 총 312만원의 지원금이 입금돼 통장엔 총 501만원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3월 18일 곧바로 400만원이 현금으로 인출됐다. 이외 7만원이 후원금으로 빠져나갔는데, 후원 대상은 △인터넷신문 미디어몽구(1만원) △통일뉴스후원(1만원) △김복동의 희망(5만원) 등 3곳이었다.

농협은행 통장엔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총 2억 9,500만원의 돈이 들어왔지만, 같은 기간 2억 8,800만원이 빠져나가 올해 6월 기준 잔액은 660만원 정도였다.

국민은행 통장에서도 3월13일 서울시에서 155만 9,000원이 지원금으로 입금됐는데, 나흘 뒤인 17일 전액 현금출금됐다. 현금이 출금된 곳은 마포구 성산동 지점인데, 바로 마포쉼터 근처에 있는 지점이다. 국민은행 통장에선 108번에 걸쳐 1억1,1400만원이 출금됐는데, 이 중 3번은 마포쉼터 관계자의 계좌로 이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길 할머니가 2017년 국민성금으로 받은 1억원도 통장에 들어온 지 1시간여 만에 500만원, 5,000만원, 2,000만원, 2,500만원 순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00만원은 현금으로 출금됐고, 나머지 9,500만원은 계좌이체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길할머니의 정부지원금 입금 즉시 현금 전액 인출건 기사를 공유하면서 관련하여 "빼간 돈의 용처는 윤미향이 입증해야지 왜 검찰이 입증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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