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경제학자 눈에 이 문제는 너무나 명확
-조세연 보고서, 분석과 서술방식 모두 잘 쓰여진 보고서
-전문가집단은 한 사회의 핵심 정신과 지식을 이어가야 할 소중한 존재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020.09.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020.09.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 지역화폐에 대한보고서와 관련 중앙정부를 향해 "전문가의 분석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자체장이 보고서를 쓴 전문가를 비난하고 위협하는 우리 정치의 고질적 문제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윤희숙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화폐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면서 "온라인 사용도 어렵고, 다른 지역에서의 사용도 안되고, 많은 업종에서는 아예 사용불가이고, 포함업종이라도 가게 앞에 가기까지는 사용해도 되는지를 확실히 알 수 없는 지역화폐는 그런 면에서 단점이 크다"고 지역화폐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지자체장으로서는 이를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마련"이라며 "다른 지역 소상공인을 돕는 게 아니라 우리 지역 소상공인을 돕고 싶고, 식당이나 시장 등 지역화폐가 주로 사용되는 업종의 소상공인을 우선 떠받쳐 돈이 도는 듯한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지자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칙적인 측면도 중요하고 지자체 장의 의욕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문제는 이것이 지자체 간에 확산될 경우, 의도했던 장점은 줄고 단점만 심화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두 자기 지역에서만 쓰라고 벽을 치는 것이니 각 지역 내 소비를 증진하는 효과도 줄고, 경계를 넘나드는 소비지출이 다른 소비지출로 이어져 인접 지역 경제에 모두 도움이 되는 경로는 막아 버리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애초에 지출용도와 방식이 제약되는 소비자 입장에서의 불편을 같이 고려하면 정책의 유지를 정당화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그러니 이단계가 되면 중앙정부가 나서 교통정리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중앙정부는 지역화폐를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출(내년 1조 편성)하는 주체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조세연 보고서는 이점을 우려해 중앙정부를 향해 제언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또 "분석과 서술방식 모두 잘 쓰여진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례없는 코로나 충격, 지자체의 대응, 그로 인한 문제점 부각과 검증,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제언 등 여기까지는 정책이 진화하는 건전한 과정"이라고 했다.

"그런데 돌연, 전문가의 분석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자체장이 보고서를 쓴 전문가를 비난하고 위협하면서 지역화폐 효과 여부보다 훨씬 더 심각한 우리 정치의 고질적 문제가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희숙 의원은 "어느 사회나 깊은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 있고, 그 지식과 사고를 온존히 전수해 가기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의 전문성과 직업윤리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전문연구직, 의사와 법률가 등의 전문직은 연구/업무의 윤리나 방식, 품질에 대해 다른 전문가의 평가 대상일 뿐, 그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권력으로부터는 보호받아왔다"면서 "전문가집단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키워져 한 사회의 핵심 정신과 지식을 이어가야 할 소중한 존재"라고 진단했다.

그는 "권력을 가진 이들이 이들을 힘으로 찍어누르려 하는 것은 한 나라의 지적 인프라를 위협하는 일인 동시에 전문성의 소중함에 대한 본인들 식견의 얕음을 내보이는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역화폐 효과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건강한 논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19일 <이러니까 그릇이 작은 겁니다. 약자를 위해도 굳이 '작은 종지' 말고 '큰 사발'이 되면 좋지요. 약자와 기득권을 나누지말고 '국민 전체'를 위하는 '더욱 큰 사발'이면 더 좋고요>라는 글을 통해 "국민들 모두 지역화폐에 대한 이지사의 입장 잘알고 있고, 조세연에 왜 그리 화내고 적폐라고 하는지 잘 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는 이 자체가 그릇이 작은 것"이라며 "조세연 공격이 벌써  몇번째입니까? 화가 나서 못참는 거 아닙니까? "라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되물었다.

그는 '부정비리와 적폐에 공적분노를 표시하지 않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고 협잡군'이라고 오늘 말씀 하셨다면서 "올바른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말씀 그대로 윤미향의 부정비리와 이상직의 기득권 적폐와 추장관 아들 특혜에는 왜 공적분노를 드러내지 않으신가요? 지사님이 협잡군입니까?"라고 비꼬았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함께 살아가야 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소수 기득권자가 다수 약자의 몫을 일상적으로 빼앗는 큰 그릇 사발이 되기보다 다수 국민들이 기본적 삶의 조건을 보장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작은 그릇 종지의 길을 망설임이 없이 택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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