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사업분야 집중, 경영효율성 증대, 2024년까지 매출 30조 원 달성”
독립법인 신설 가시화 및 확정 이틀 새 주가 두자릿 수 하락 폭

LG화학이 17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부분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독립법인으로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LG화학
LG화학이 17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부분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독립법인으로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LG화학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분할에 대해 오랜기간 부인하다 이사회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신설해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성장성을 LG화학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17일 LG화학에 따르면 이사회를 열고 LG화학 배터리 사업을 100% 물적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신설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다음달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를 확정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100% 독립법인 자회사가 된다. 

LG화학은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 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회사 분할에 따라 전문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R&D 협력을 비롯해 양극재 등 전재재료 사업과 연관성 등 양사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장점을 고려했다"며 "2024년까지 신설법인 매출 30조 원 이상 달성하고 세계최고의 배터리 중심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이며 SK에너지솔루션의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LG화학의 이번 결정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원성을 샀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신설법인 물적분할’이 기정 사실로 알려진 16일 LG화학 주가는 전일 대비 3만9000 원이 하락한 68만7000 원(종가 기준)이었고 공식발표한 17일에는 4만2000 원이 하락한 64만5000 원을 기록했다. 이틀새 8만1000 원이 빠진 것으로 두자릿수가 넘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관이 순매도 경향을 보이고 있는 상황. 개인투자자들은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금 마련을 위해 IPO가 진행해 신주를 대거 발행하면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는 희석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성 보고 투자했는데 LG화학의 결정으로 석유화학부문 회사의 주주가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금융투자업계와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이 최근 전기차용 2차전지 1위 업체가 됐지만 시가총액은 그에 못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제대로 된 가치평가가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 최대 배터리기업인 CATL 시가총액은 16일 기준 77조8000억 원이다. LG화학의 시가총액인 48조5000억 원 수준인데 이미 2차전지 출하량과 생산능력이 CATL을 추월한 상황에서 주가가 저평가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 관계자는 "물적 분할 이후 기업공개(IPO)를 단행할 경우 공장 증설 등에 쓰이는 투자금을 효율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변동성이 큰 화학 부문과 혼재돼 할인받은 배터리 부문의 기업가치도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며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IPO 단행시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향후 재평가를 통해 기업가치가 제고되면 곧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선제적인 연구개발(R&D)로 가격, 성능,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지속 확보해 3세대 전기차(500km 이상)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확실한 1위를 수성해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7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25.1%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