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넘는 규모 자금 대여키로…윌셔그랜드센터 성장성 기대·신용등급하락 감안

대한항공이 한진인터내셔널에 9억5000만 달러를 대여키로 이사회서 결정했다. ⓒ시사포커스DB
대한항공이 한진인터내셔널에 9억5000만 달러를 대여키로 이사회서 결정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대한항공이 故 조양호 회장 꿈의 정점이었던 윌셔그랜드센터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9억5000만 달러(1조1159억 원, 2020년 9월 17일 환율기준)를 대여한다. 

17일 호텔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6일 이사회에서 100% 자회사인 한진인터네셔널에 9억5000만 달러 상당 자금 대여안을 심의·의결했다. 9억 달러는 차입금 상환에, 5000만 달러는 운영자금 충당에 쓰인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호텔·오피스 수요가 감소하는 등 시장상황이 악화 됨에 따라 이뤄졌다. 한진인터내셔널 차입금 3억 달러 만기가 도래하고 있고 6억달러는 다음달 18일이 만기다. 이런 상황에서 차입금 9억 달러에 대한 대환대출(리파이낸싱)이 지연되고 있어 일시적인 금전대여를 제공키로 한 것. 

수출입은행은 지난 주 여신승인위원회에서 대한항공에 3억 달러의 2년 만기 해외 투자자금 대출안을 승인했다. 대한항공은 이 자금을 한진인터내셔널에 다시 대출한다. 

또 나머지 대여금 회수는 미국 투자자에 한지인터내셔널 지분 일부 매각과 연계한 브릿지론을 협의 중으로 다음달 중 3억 달러를 확보한다. 아울러 호텔·부동산 시장 위축 해소 및 금융시장 안정화 시점에 한진인터내셔널이 담보 대출을 통해 3억 달러를 돌려받을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여금 회수가 1년 이내에 대부분 회수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한편 한진인터내셔널은 2017년 LA 소재 윌셔그랜드센터를 재건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코로나19 등으로 윌셔그랜드센터 매각설이 돌았지만 대한항공이 대환대출 성격으로 투자한 데에는 향후 호텔과 쇼핑몰 등 성장성에 더 무게를 뒀고 LA발 우발부채 발생으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평가가 업계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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