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이상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전주을, 재선)에게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야당과 정리해고 당할 근로자 뿐만 아니라 정부와 여당도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용히 일을 진행했으면 이스타항공은 지원을 받았고 이상직 의원 소유 인줄도 몰랐을 것’ 이라는 취지의 녹취가 공개 되면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의원은 제주항공과 M&A과정에서 한 번, 대량 정리해고 사태에서 한 번씩 이른바 ‘입장문’을 발표했다. 

첫 번째는 이상직 일가의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주식 권리 양도(헌납)에 대한 내용이었다. 당시 이스타홀딩스 대표가 아닌 이스타항공 대표가 대독하는 진귀한 풍경을 연출했고 헌납이라고 하지만 유동성 위기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고 꼬리자르기라고 비판 받았다. 두 번째는 최근 증폭된 재산에 대한 의혹 해소와 가족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점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지만 이스타항공 노조는 ‘누가 믿겠냐’며 더 나아가 이스타홀딩스 최대주주 이상준 군 골프유학비 마련 근거를 대라고 나섰다. 

두 입장문의 공통점은 ‘모면’과 ‘자녀’다. 첫 번째는 당시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에 대한 취재가 경쟁적으로 진행되자 ‘헌납’ 카드를 꺼내 들었고 두 번째는 본인의 의혹 해소과정에서 ‘자녀’를 두둔했다. 두 번 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 우선 ‘모면’을 선택했고 이후 입장문의 진실성에 대해 비판 받았다. 

국민의힘 이상직-이스타 비리의혹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는 이상직 국회의원의 형, 자녀 등과 연관된 횡령·배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히며 “이상직 의원의 횡령과 배임 등 각종 비리가 아직까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고위공직을 전전할 수 있는 것은 권력의 강력한 뒷받침”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권력의 강력한 뒷받침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두 번의 책임있는 조처 요구, 진전 없어 매우 유감’을 표명했다.

아울러 정의당의 데스노트에도 올랐다. 심상정 대표는 '악덕기업주 금배지 달게해'라고 여당과 이상직 국회의원을 동시에 비판했다. 

이스타항공 근로자 중 이메일로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이가 605명에 달한다고 한다. 향후 더 많은 인원이 정리해고 예정자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매각을 원활하게 진행키 위해서다. 매각을 위해 누군가의 ‘자녀’이고 ‘자녀’를 둔 ‘아빠, 엄마’는 일터를 잃고 쫓겨나야 하는 처지다. 고통분담, 경영상 난맥 해소를 위한 것이 이유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스타항공이 이지경에 이른 것은 이상직 의원이 매각대금 챙겨려고 구조조정-인력감축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혹자는 “추미애 장관 아들 탈영 의혹은 권력형 비리 및 단순 불공정 특혜 의혹이지만 이상직 의혹들은 자기 자식 챙기려고 남의 가족 다수를 절벽에서 미는꼴이어서 어떻게 보면 더 고약한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어떻게 보면 이상직 국회의원은 좋은 아빠이고, 경영자 입장에서는 권력과 쉽게 연결 되는 능력 있는 창업주 일 수 있다. 한 가족의 좋은 아빠, 어떤 경영자에게 능력 있는 창업주가 이상직 국회의원이 바라는 것이라면 10여년 동안 공직을 전전해온 이유가 공공의 이익이 아닌 사익 추구 혹은 관계자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 의심해 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상직 국회의원은 지속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입장’만 밝히지 말고 ‘사실’과 ‘진실’로 모두를 설득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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