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러 분야에서 상대적 박탈감 더 커진 전남

표-전남지역에 의과대학이 신설되어야 하는 이유를, 전남지역의 객관적 의료현황과 사회적 지표들을 비교분석한 데이터. 양준석 기자
표-전남지역에 의과대학이 신설되어야 하는 이유를, 전남지역의 객관적 의료현황과 사회적 지표들을 비교분석한 데이터. 양준석 기자

[전남 동부 / 양준석 기자] 정부여당과 의료계가 밤샘 협상 끝에 4일 공공의료 확충정책과 관련한 협상을 타결 지었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지난달 21일부터 약 보름간 이어온 집단휴진 사태를 마무리 짓고 바로 의료현장에 복귀한다.

특히 ‘의과대학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정책과 관련, ‘정부와 의료계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한의사협회와 논의 한다’ 는 문구가 최종 합의문에 담겼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남 동부권 지역을 중심으로 “혹시 이번 정부와 의료계 합의로 당초 약속됐던 전남에 의과대학을 신설하는 것이 좌초되거나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코로나 위기사태에서 무엇보다 전 국민의 안전을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의료계의 전면파업을 철회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여기기에, 이번 합의로 정부의 의료관련 정책이 일단 중단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의료계의 요구사항은, 정부가 추진하려던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등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파업까지 불사하는 집단행동을 했기에, 이에 대한 정부정책 추진은 일단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다만 의료계의 정부정책 반대 입장을 살펴보면, “‘4대악’ 외의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국립대학교에 의과대학이 없는 광역단체’에 ‘의과대학을 신설’하는 문제까지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는 시각이 있다.

따라서 “전남도민들이 30년 넘게 염원하던 ‘전남의 의과대학 설립유치’ 자체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는 시각을 가진 도민들의 마음에는, 여전히 “전남에 반드시 국립의과대학 신설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염원이 크다.

지역 의료계 일각에선 “과거 광주와 전남이 동일 광역단위로 묶여 있었던 탓에 여전히 아직도 동일 생활권으로 여기고” 있어, “전남이 실제 홀대를 받고 있음에도 정부나 행정이 크게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면서, “1986년 광주전남이 분리되고 광주는 광역직할시로 승격된 후 경제, 사회복지, 인구, 환경 등 전 분야에서 큰 폭으로 규모가 커졌다”면서 “특히 의료기관은 4.2배, 의료 인력은 7.4배가 증가한 반면, 전남은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역 의료계 시각은 “전남에 의과대학 신설이 필요하다는 타당성에 뒷받침이 될 것”으로 보이며, “전남에 의대가 신설될 경우 순천대와 목포대 두 곳 모두 신설되기를 바라지만 한 곳밖에 신설할 수 없다면 그 땐 동부권에 신설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다.

이와 관련 순천대학교 고영진 총장은, “인구 70만 미만의 제주에도 의과대학이 있고, 전남인구(186만)보다 5만이 더 적은 전북에도 두 곳(전북대/원광대)이나 있다”고 상대적 박탈감을 지적하면서, “그래서 전남 동부권을 중심으로 ‘공공의료’와 ‘중증의료’ 중심의 의과대학 신설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유독 상대적 박탈감을 겪고 있는 전남의 경우, 정부여당의 의과대학 신설 추진 덕분에 ‘전남 의과대학 신설’이 굳어진 가운데 터진 의료계 파업사태로 튄 불똥에, ‘의과대학 신설’ 문제가 어디로 갈지 초미의 관심사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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