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물804호인 순천 정혜사 대웅전. 백중인 2일 코로나 여파로 불자들이 많이 찾은 않은 가운데 고즈넉한 모습으로 자태를 지키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대한민국 보물804호인 순천 정혜사 대웅전. 백중인 2일 코로나 여파로 불자들이 많이 찾지 않은 가운데 고즈넉한 모습으로 자태를 지키고 있다. 사진=양준석 기자

[전남 동부/양준석 기자] 유례없는 긴 장마와 태풍에 코로나까지 겹쳐 근래 몇 십 년 만에 지역사회가 바짝 얼어붙으며, 온 행정과 방역당국이 최고 경계수위의 긴장감이 돌고 있는 전남 순천시.

‘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향한 가운데, 중원인 음력 칠월 보름인 9월 2일 ‘백중(百中)’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보물 제804호가 있는 순천 정혜사(주지스님 정륜)를 찾았다. 순천 서면 정혜사 대웅전은 지난 1984년 11월 30일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되었다.

순천 정혜사 대웅전 우측 옆 건물에서 비오는 대웅전 앞 마당을 바라본 모습.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 정혜사 대웅전 좌측 옆 건물에서 비오는 대웅전 앞 마당을 바라본 모습.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 정혜사는 정면 3칸, 측면 2칸, 팔작지붕이다. 조선시대 때 축조했다. 742년 경덕왕 때 보조국사가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며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단층 팔작으로 다포계이다. 내부의 3, 4출목의 살미 첨차는 운공형으로 길게 대들보를 받치고 있고 첨차의 모서리 부분이 교두형으로 되어 있다.

계단위에는 용머리 모양의 조각이 있고 아랫부분에는 태극무늬를 띤 소맷돌이 남아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목조건축의 여러 양식을 찾아볼 수 있는 중요 자료로서 건물이 상당한 격조를 갖추었음을 알 수 있다.

송광사 제6세 원감국사 충지 스님이 여기에 머무르면서 크게 부흥하였는데 정유재란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광해군 9년(1617년)과 철종 5년(1854년)을 비롯하여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고쳐지었다는 기록이 있다.

순천 정혜사 대웅전 우측 옆 건물에서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다. 사진=양준석 기자
순천 정혜사 대웅전 우측 옆 건물의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다. 사진=양준석 기자

정혜사는 올해 ‘백중’은 코로나 여파로 인한 순천시 행정명령 준수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별도의 대중공양을 하지 않고, 절을 찾은 불자들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했으나, 그마나 태풍소식이 겹치면서 몇 오지 않았다.

그래도 비 오는 날의 산사는 마음이 청량해지는 기분이 들기 마련이며, 비가 오는 정혜사의 분위기는 운치 있고, 비로 인한 물을 머금은 신록은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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