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서?하라면?해야죠.?우리가?힘이?있나요?”
텅빈거리·즐비한 택시 '빈차' 경고등·서성이며?아쉬워하는?청년들

30일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적용 당일 수유리 먹자골목 풍경. 수유리 먹자골목 간판에 조명은 화려하게 켜져 있지만 먹자골목 내 영업점은 문을 닫았고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사진=강민 기자)
30일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적용 당일 0시 30분경 수유리 먹자골목 풍경. 수유리 먹자골목 간판에 조명은 화려하게 켜져 있지만 먹자골목 내 영업점은 문을 닫았고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사진=강민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작 당일 새벽 강북 지역의 번화가들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주말을 만끽하지 못했는지 집으로 가기 싫어하는 청춘들이 길가에 몇 팀 있을 뿐 음식점이나 술집들은 문을 닫았거나 영업 마무리를 하고 있는 풍경이었다. 

본지는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적용된 0시부터 새벽 1시경까지 성신여대역·미아사거리역·수유역 일대 번화가 및 먹자골목을 둘러봤다. 이 지역은 서울 내 성북구와 강북구에서 금·토요일에 유동인구가 많이 몰리는 번화가다. 

전체적으로 이전에 볼 수 있던 풍경과는 전혀 달랐다. 소음도 없고 불빛도 없고 사람도 없고 길거리에는 탄식과 사람을 태우지 못하고 빨간 '빈차' 표시등을 켠 택시들이 거리를 채웠다. 

미아사거리 술집 밀집 지역에서 2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청년 무리들 중 한 명이 “찾아보면 문 연데 있다니까. 벌써 들어가려고? 불토잖아”라고 말하며 불이 꺼진 술집들이 있는 골목으로 동료들의 팔짱을 끼고 들어갔다가 이내 무리들은 골목 밖으로 나오며 “집에 가자”라고 말하며 아쉬운 탄식을 쏟아냈다. 

불꺼진 간판아래서 호스로 물을 끌어와 불판을 닦던 미아사거리역 인근 번화가의 한 곱창집 사장은 “나라에서 하라면 해야죠. 우리가 힘이 있나요?”라고 말하며 영업장을 정리하고 있었다.

30일 0시경 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직원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적용으로 변경된 영업시간과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는 안내를 매장 입구에 붙이고 있다. (사진=강민 기자)
30일 0시경 미아사거리역 인근에 소재한 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직원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적용으로 변경된 영업시간과 테이크아웃 이용 안내를 매장 입구에 붙이고 있다. (사진=강민 기자)

수유역 인근 한 게임장의 펀칭볼 기계 앞에는 20대 청년 3명이 번갈아 가면서 주먹질을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첫날 감상을 묻자 그 중 한명을 가리키며 “오늘 친구가 전역을 했다. 오래된 친구중 마지막 전역이어서 축하하려고 나왔지만 갈 곳이 없다.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길거리에서 마시거나 모텔에 가서 마실 생각”이라고 했다. 

수유역 인근 영업장 마무리 청소를 하던 곳의 사진을 찍었다. 청소를 하던 사람은 급하게 달려와 “12시에 영업은 이미 끝났고 마무리 청소가 길어지는 것 뿐이다”라고 말하자 단속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밝혔더니 말을 멈추고 돌아갔다. 

성신여대역 인근에 택시를 정차한채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한 택시기사는 “지금 1시 정도 됐는데 2시 정도까지가 피크타임인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설마 했는데 이정도로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라고 말하고 자신의 택시 뒤로 늘어선 동료 택시기사를 보면서 “저 사람들도 딱하고 나도 딱하다”라고 한탄했다. 

아울러 번화가 외 편의점 야외 테이블은 삼삼오오 술을 마시는 팀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수유역 인근 외 가까운 곳에 있는 수유리 먹자골목의 출입구 간판은 화려하게 조명이 들어와 있었지만 인적은 없고 정작 먹자골목 내의 영업점들은 불을 모두 꺼놓고 영업을 마친 상태였다. 

30일 1시경 성신여대역 인근에 늘어선 '빈차' 표시등을 켜 놓고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 (사진=강민 기자)
30일 1시경 성신여대역 인근에 늘어선 '빈차' 표시등을 켜 놓고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 (사진=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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