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 성사 가능성 높아져…이동걸, 정몽규에 다양한 제안
대한항공 채권단 요구 클리어…기내식기판사업 매각
이스타항공 노조, “이상직·경영진 무책임 일관”…에어부산 후진양성

지난 4월 코로나 19 영향으로 인천국제공항의 한산한 모습. 4달이 지난 지금도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항공업계는 각자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지난 4월 코로나 19 영향으로 인천국제공항의 한산한 모습. 4달이 지난 지금도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항공업계는 각자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항공업계가 코로나19를 만나 살길을 모색하는 가운데 이번주 들어 자산매각과 M&A 관련 소식 등이 연일 지면을 달구고 있다. 정부는 항공업계 등의 어려움을 인정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을 연장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FSC는 상반기 화물로 실적 방어를 했지만 LCC는 목숨줄만 붙은 상태"라며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불발된 M&A와 불확실한 M&A가 각 1건씩 있고 떠돌고 있는 LCC 재편설 등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불안한 심정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정몽규-이동걸 담판으로 아시아나항공 M&A 성사 가능성 높아져

26일 아시아나 항공 M&A 담판으로 알려진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회동에서 이 회장이 HDC 현산의 부담을 대폭 줄이겠다는 의견을 전달해 정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만남은 이제껏 채권단과 인수자의 입장차이를 확인하는 정도였다면 구체적인 M&A 진행안이 오고 간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HDC현산에 1조5000억 원씩 공동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이 코로나19로 인해 계약당시보다 악화 돼 부채가 2조8000억 원 증가됐고 차입금 등이 급증하면서 인수대금 외에도 1조 원 가량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1조7000억 원 규모의 지원과 추가자금 지원 및 보증 등을 요구해 왔다.

이날 이 회장은 추가 자금 지원대신 공동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특혜의혹 해소와 HDC현산의 인수부담을 줄어드는 효과를 얻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풀이 되고 있다. 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회장은 8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 주식 미전환 입장과 아시아나 항공 경영 정상화시 추가로 영구채 매입을 제안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HDC에게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는 파격제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이 회장의 임기 만료전 아시아나항공 M&A건을 어느정도 매듭 지으려 한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HDC현산이 요구하는 12주 재실사의 강도여부와 정 회장이 제안을 어느정도까지 수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지지부진 했던 아시아나항공 M&A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껏 강경한 태도를 고쳐 HDC현산에 줄 수 있는 당근을 여러개 제시해 빠른 시일내에 이번 M&A를 성사 시키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남은 것은 HDC현산이 제안의 수용범위를 어느정도로 할지 결정하는것이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산은 측은 이날 회동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과 협의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측과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하였고 이에 대한 현산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며 이후 일정은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주체와 협의하여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한항공 채권단 2조 확보 요구 클리어…기내식기판사업 영업양수도계약체결

대한항공은 25일 공시를 통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기내식기판사업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에 따라 대한항공은 9906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알짜 사업부를 매각한 셈이다. 연 매출 규모가 2000억 원이 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입장에서 남은 과제는 해당 사업부 직원 달래기가 남았다. 대한항공 노조는 사업부 매각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추진한 유상증자로 마련한 1조1270억 원 규모의 자금 확보와 이번 매각 금액까지 2조 원 가량을 확보하면서 채권단이 지난 4월 1조2000억 원을 지원하면서 내년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요구를 클리어하게 됐다.

이날 계약 이후 대한항공은 한앤컴퍼니가 설립할 신설법인에 사업을 양도한 후 이 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지에 "기내식과 기내면세품의 안정적 공급과 양질의 서비스 수준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M&A 무산 이스타항공, 인력감축으로 퇴로 찾나…노조 “이상직·경영진 기업해체 중”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되면서 퇴로가 막혔다고 평가 받는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26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00명 인력감축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노조는 "제주항공 매각추진 과정에서 전면 운항중단, 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운영자금 미지원 등의 영향으로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태가 극도로 악화되었고, 최근 이스타항공경영진은 기업을 해체하는 수준의 추가 인력감축안을 발표했다"며 "현재 1136명 중 700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인데 오는 31일에 구조조정명단 발표, 희망퇴직 신청 후 다음달 30일에 최종정리 해고 통보를 하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오너 이상직의원과 이스타항공경영진은 7개월째 체불된 임금의 해결에 대해서는 전혀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고 대량 인력감축만을 고집하고 있다"며 "오너 이상직의원과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기업 해체 수준의 인력감축 계획을 철회하고, 고용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하고 정부도 적극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하고 지원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스타항공은 상반기에 항공기 9대를 반납했고 향후 8대를 반납해 6대로 운영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력을 400여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에 대해 노조는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정부가 항공업계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에 대해서도 이스타항공은 해당되지 않아 근로자들이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체불된 임금 7개월 치에 대해서도 특별한 안이 나온 바 없는 상황이다.

노조는 고용유지지원금 신청기한이 두 달 연장됐기 때문에 10월까지 신청하면 약 5억 원의 고용보험료 체납분과 매달 최대 10억 원을 부담하면 최대 8개월 간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 받아 고용유지가 가능하지만 인력감축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 어려워도 후진은 양성해야…에어부산, 산학협력 차원 체험비행 운영

업황이 어려운 와중에도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곳도 있다. LCC중 에어부산은 26일 항공서비스 계열학과과 있는 대학교와 현장실습체험 성격의 산학렵력 차원에서 국내 상공을 비행하다 다시 이륙지로 돌아오는 비행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체험 비행의 항공편은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해 남해안 상공을 거쳐 제주 인근까지 비행한 후 다시 김해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며 비행시간 동안 참가 대학생들은 함께 탑승한 에어부산 캐빈승무원들과 기내 이·착륙 준비, 기내 방송, 각종 승객 서비스 등을 동일하게 수행하며 생생한 체험실습을 진행한다고.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향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국제선 상공 및 일반인 대상 관광 비행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부, 항공업 등 고용유지지원금 기간 연장키로

정부는 항공업 등에 대한 특별고용지원 업종기간을 내년 3월 31일까지로 24일 연장했다.

당초 항공업 등 특별고용지원 업종의 지정기간은 다음달 15일이면 종료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및 국내 코로나19 추가확산 등의 영향으로 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이같이 판단한 것. 또 기존의 지원금 지원 기간도 180일에서 60일을 더 추가키로 결정했으며 180일 소진 사업장도 60일을 추가 지원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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