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 재난지원금 놓고 집권세력 누구도 재원 마련과 후유증을 말하지 않아
포퓰리즘과 사이다는 비슷하다 ... 마시면 마실수록 더욱 갈증이 나고 몸을 망친다
달콤한 거짓말로 국민들 현혹시킨 각국 정치인들은 결국 ‘망국의 대역죄인’ 되었다

“2020년 4월29일은 역사책에 어떻게 기록돼야 할까. ‘망국으로 가는 포퓰리즘의 문이 활짝 열린 날’이라고 하면 지나친 확대해석일까.”

4개월 전 필자가 썼던 표현이다. 당시 국회는 ‘전 국민 100%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는 추경예산’을 처리했다. 모든 국민에게 돈을 주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필자는 이렇게도 전망했다.

“포퓰리즘은 흡연이나 마약과 비슷하다. 한번 시작하면 멈추기도 어렵고 정치인들에 의해 더욱 세어지게 되어 있다. 한 번 ‘공돈’을 만져본 유권자는 더 많은 돈을 원한다. 오로지 오늘만 살고 내일은 모르겠다는 식이다. 그렇게 쌓인 빚더미는 결국 미래세대의 짐이 된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대한민국의 20~40 세대들이 자신들의 빚으로 돌아올 ‘포퓰리즘 세력들’을 선거를 통해 압도적으로 지지했다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필자의 예측은 4개월 만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 재난지원금으로 총선에서 크게 재미를 본 집권세력은 제2차 재난지원금을 들고 나왔다. (박영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8월21일 국회에 나와 “(재난지원금이 지난 4.15 총선에) 영향을 당연히 미쳤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제 2차 재난지원금을) 깊게 고민해보겠다”며 검토 의사를 밝혔고, 김민석 의원이나 설훈 의원 등도 제 2차 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제 2차 재난지원금이 이미 기정 사실이 된 상태에서 ‘지급대상이 전 국민 50%냐 100%냐’를 놓고 논쟁하는 형국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인물이 하나 있는 데 바로 이재명 경기 지사다. 일부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차베스’로 부르는 이재명 경기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난지원금을 일부에게 지급하거나 전 국민에 지급할 재원을 소득 하위 50%에게만 2배씩 지급하자는 주장은 헌법상 평등 원칙을 위반한다. (선별 지급은) 국민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며 민주당이 견지해온 보편복지 노선을 버리고 보수야당의 선별복지 노선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썼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포퓰리스트 이재명 지사나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누가 비용을 내는가?”라는 물음에 답하지 않는 것이다. (퍼주기식 보편복지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국민 100% 지급과 같은) 형태로 제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앞으로 재난지원금을 주게 된다면 100%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공무원 인건비에서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올해 4개월밖에 남지 않았고 공무원의 80%를 차지하는 하위직 보수를 삭감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주장했다.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더라도) 국민에게 다 지급하는 게 아니라 50%, 70% 등 어려운 계층에 대해 맞춤형으로 주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의 이러한 소신(?) 발언은 집권세력이 정치적 목적으로 제2차 재난지원금을 밀어붙일 때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홍 부총리는 지난 4월에도 하위 70% 지급을 주장하다가 집권세력의 강력한 압력에 바로 꼬리를 내린 적이 있다.

문제는 제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국민의 생각이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마약과 같은 포퓰리즘 주장’에 속으면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국민들이 이러한 포퓰리스트들이 좋다고 손을 들어주는 것 같다. 예컨대, 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1위에 올랐다. 그의 이미지 정치에 호응하는 국민이 많다는 얘기다.

그렇게 이재명 지사에게 우호적인 국민들은 과연 그의 실체를 얼마나 알까. 이재명 지사는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엉터리 경제정책이라고 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소득주도성장은 적확한 경제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소득주도성장이 경제를 망가뜨리고 일자리를 없애면서 집값 폭등만 일으켰다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난 부동산 폭등에 대해서는 “결국 수요를 통제해야한다. 평생 살 수 있는 임대아파트를 공급해주는 게 내가 주장하는 기본주택(장기공공임대주택)”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의 주장은 한마디로 집 없는 사람은 평생 전월세로 살아야한다는 의미다. (지금 20~30대 청춘들은 그렇게 살고 싶은가?)

이재명 경기지사는 성남시장으로 그리고 경기지사로 있으면서 ‘세금으로 돈 퍼주기’ 이외에 별로 생산적인 정책을 내놓은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포퓰리스트라는 주장에 대해 “인기를 얻기 위해, 하면 안 되는 정책을 했다는 의미라면 난 (포퓰리스트가) 아니다. 내가 펼친 정책 중에 국민에게 피해가 된 게 뭐가 있나?”라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이재명 경기지사는 재난지원금 주장, 기본 소득 도입, 기본 주택 주장 등은 하나 같이 세금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포퓰리스트의 전형적인 주장이다. 이 지사의 주장을 모두 모아 놓으면 정책들이 서로 아귀가 맞지 않고, 재원(비용) 마련에 있어서는 가급적 언급을 피하면서 결국 무대책임을 알게 된다.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경제에 대한 무지와 경제철학의 빈곤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의 생각이 대한민국과 경기도에 엄청난 패악으로 작용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랑스가 나치 부역자를 처단할 때 문인, 언론인, 석학 등에 대해서는 민족 배신행위에 대해 더욱 엄격하게 다스렸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말과 글이 국민의 정신을 어지럽히고 신념을 바꾸도록 하면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었다.

정치인의 말이고 말의 힘은 추상적이지만 강력하다. 국민을 달콤한 거짓말로 현혹시킨 정치인들은 당장 권력을 잡았을지는 몰라도 두고두고 나라를 망쳤다. 아르헨티나의 후안 도밍고 페론은 “국민, 특히 근로자에게 모든 것을 주십시오.”라고 말했고, 그리스의 파판드레우 총리는 “국민이 원하면 모두 다 해주어라”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는 “차베스가 국민이다”며 자신과 서민을 일체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국민이 저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지금 이 순간도 순식간에 사라진다.”며 입만 열면 국민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속칭 ‘사이다 발언’으로 일관한다. 사이다는 마실 때는 시원할지 몰라도 기본적인 갈증을 채워줄 수 없고, 마시면 마실수록 더욱 많은 사이다를 찾게 만든다. 이재명 지사의 포퓰리즘이 딱 그렇다. 그러한 ‘망국적 포퓰리스트 정치인’을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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