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보건소, 검진 온 시민에게 “업무시간 끝나 내일 오라” 검진 거절
시민들 불안감에 발길 돌리지 못하자 “기계가 고장 났다” 황당
검사 받으려는 시민 돌려보낸 보건소 문자로는 “신속히 검사” 시민 우롱

20일 밤 8시 순천 70대 여성 확진자를 접촉한 일부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순천시 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요청했으나 '기계가 고장 났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절 당한 뒤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앉아 있다. 순천시 보건소 선별진료 천막엔 '24시간 문의전화가 가능한 것으로 새겨져 있다.
20일 밤 8시 순천 70대 여성 확진자를 접촉한 일부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순천시 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요청했으나 '기계가 고장 났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절 당한 뒤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앉아 있다. 순천시 보건소 선별진료 천막엔 '24시간 문의전화가 가능한 것으로 새겨져 있다./양준석 기자

[전남 동부/양준석 기자] 서울 다녀온 70대 여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 받아 지역사회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전남 순천시(시장 허석)에 20일 저녁 추가 확진자 두 명이 더 발생했다.

추가로 확진자 판정을 받은 이는 40대 남성으로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여성의 아들이며, 또 다른 한 명은 40대 아들의 베트남(남.30대) 지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순천시는 이날 저녁 9시 11분 안전안내문자 알림발송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이들의 확진 판정소식을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두 명의 추가 확진자가 ‘양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 순천시 행정의 안일함과 보건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앞서 이들 두 명의 추가 확진자가 ‘양성’ 판정을 받기 몇 시간 전인 이날 오후 6시 50분 경 70대 여성 확진자와 접촉했던 6명의 시민들이 순천시 보건소를 찾았다.

이들 일행들은 순천시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 검진을 요청했으나, 보건소로부터 거절을 당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은 “70대 여성 확진자를 접촉한 사실을 말하며 검진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돌려보낸 순천시 보건당국의 책임성 여부는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날 추가로 확진된 두 명이 1차 검진병원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조치 된 후 2차 검진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본 기자가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70대 확진자와 접촉한 시민들이 보건소를 찾은 사실을 알고 보건소장과 과장에게 수차례 전화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관련 사항을 문자와 SNS를 통해 상세하게 전달하며 답변을 기다렸으나, ‘추가 확진자 문자 발송’직전인 밤 9시까지도 보건소장과 과장은 이에 대한 답변도 하지 않았으며 이후로도 전화연락이 없었다.

그리고 순천시는 밤 9시 11분이 돼서야 두 명의 추가 확진자 발생 안내 문자를 발송했을 뿐이다. 황당한 것은 순천시는 추가 확진자 발생 안내 문자에 [00카페에 가신 분은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말고 ‘신속히 보건소’에서 검사 받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당일 저녁 6시 50분부터 8시 넘어서까지, 순천시의 ‘추가 확진자 발생’ 불과 몇 십분 전까지 보건소에서 검진을 받기 위해 기다리던 시민들에게, 처음엔 “업무시간이 끝났으니 내일 오라” 했다가, 그래도 시민들이 계속 기다리면서 검사를 요구하자 뒤 늦게는 “기계가 고장 났으니 내일 오라”고 돌려보낸 순천시가 ‘신속히 보건소에서 검사 받으라’고 한 것이다.

이는 순천시와 시 보건당국이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비쳐질 뿐만 아니라, ‘신속히 보건소에서 검사 받으라’는 면피성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보여 시민들의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이날 저녁 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으려던 시민들이 여럿인데다, 이들 중 일부는 70대 여성 확진자와 접촉했을 뿐만 아니라 버스타고 서울을 같이 다녀온 사람들이다. 따라서 오늘밤을 지나면서 지역사회에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위험성이 더욱 높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저녁 순천시 보건소의 무책임한 태도와 안일한 대응을 지켜본 한 시민은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현상이 높아가고 있어 매우 위험한 상황인데다, 오늘 순천시도 확진자가 발생한터에 업무시간이 끝났다고 돌아가라 한 보건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결국엔 기계가 고장 나서 검사를 할 수 없다는 보건소의 태도는 황당할 따름이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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