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희숙 효과’ 의식했나…“저는 임차인·집 없는 청년” 등등 감성 호소도

4일 본회의장에서 연단에 오른 여야 의원들의 모습. (좌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김선교 미래통합당 의원,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 전주혜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 / 김민규 기자
4일 본회의장에서 연단에 오른 여야 의원들의 모습. (좌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김선교 미래통합당 의원,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 전주혜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 / 김민규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여야가 7일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4일 본회의장에서 이전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진행하는 모습이 아니라 법안 찬반 토론과 자유 발언 등을 통해 20명의 의원들이 공방을 벌이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는데, 특히 몇몇 의원들은 ‘윤희숙 효과’를 노리고 자신의 처지를 밝히면서 여론에 호소하거나 상대 당을 자극적으로 공격하는 등 눈길을 사로잡는 발언을 무수히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오늘 국회에서 통과된 종부세법 과세 대상은 전국 주택 소유자의 3.6%이고, 이 중에서도 중과세되는 다주택자는 1.4%에 불과하다”며 “다주택 투기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올리는 1.4%의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하자는 것이 도대체 뭐가 그리 잘못이라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 양 의원은 “부동산 투기 광풍엔 강력한 비상조치가 절실하다. 부동산 거래를 상시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부동산 감독원 설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결국 통합당 의석에선 ‘몇 프로가 중요한 게 아니야’, ‘부동산 공수처 만들어라’라며 언성 높여 항의했다.

또 이에 앞서 연단에 오른 소병훈 민주당 의원은 “본 의원은 투기를 목적으로 집을 사고팔면서 전세값 상승과 매매값 폭등을 유도한 뒤 치고 빠지는 수법으로 재산을 늘려가는 투기꾼과 그들을 옹호하는 투기꾼 비호세력의 뒤에 숨어서 이들을 조종하고 여론을 왜곡하면서 국민과 정부 사이의 신뢰를 깨뜨려 정부의 주택정책을 무력화시키려는 제3의 세력들과 전쟁을 선포하는 심정”이라며 “민주당은 투기세력에게 절대로지지 않겠다. 어둠의 세력들에게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경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특히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겨냥 “지금 웃는 분은 투기세력과 투기비호세력을 옹호하는 세력”이라고 지칭했다가 격한 항의를 받았다.

여기에 여당은 아니지만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쫓겨날 걱정 없이 전월세 너무 오르지 않게 하면 임차인으로 살아도 좋다. 세계 어디에서도 30%가 임차인이고 우리나라도 40%, 수도권에선 과반에 이르는 게 임차인”이라며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율이 10%에 못 이르는데 적어도 15%까지 이르게 해야 하고 세금을 투입해서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문 정권) 3년 동안은 뭐했냐’는 통합당의 지적에 “여러분들이 종부세를 열심히 걷어줬으면 진즉에 지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의원은 “부동산 값 올라도 문제없다. 다만 세금만 열심히 내라”며 “그렇게 해서 세금이 모이면 공공임대주택에 투입할 수 있는데 이것을 하자는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세금 걷는 게 목적이냐는 지적을 받았는데, 그는 미래통합당을 향해 “후분양제 하나 빼놓고는 하나같이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붓자는 정책뿐인데 누구 좋자고 하는 건가”라고 맞받아쳐 더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밖에도 지난달 30일 윤희숙 의원의 ‘저는 임차인입니다’란 본회의 연설을 의식한 듯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했고 신동근 민주당 의원도 “저는 3천만원 월세 70만원 내는 진짜 임차인”이라고 강조했으며 연단에 오른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은 아예 “집 없는 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등 ‘윤희숙 효과’에 똑같이 대응하는 형태로 발언을 이어갔다.

반면 제1야당인 통합당에선 추경호 의원이 부동산 문제의 세법 개정안을 꼬집어 “경기 대응에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잡는 모순”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송석준 의원도 “꼭 이렇게 세계 최고수준의 때려잡기식 징벌적 과세를 해야 하나. 부동산시장이 격투기장이냐”고 일침을 가하는 등 이해하기 쉽게 비유법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같은 당 전주혜 의원도 임대차 3법과 부동산 세법 처리 과정을 들어 “3분 즉석요리하듯 법안이 만들어졌다”고 민주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또 같은 당 김선교 의원은 “전세제도를 통해 전세금을 모아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 또한 대한민국 서민들이 내집 마련하는 방법이며 그 전세금이 내 집 마련의 사다리 역할을 한 것도 현실인데 민주당이 그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며 전세제도를 ‘사다리’에 비유하기도 했는데, 김 의원은 여기에 윤희숙 의원 연설 때처럼 서민들과의 거리감을 좁혀 공감대를 이끌어내려는 듯 “선친께선 평생 가난한 농부로 사셨다. 변변하게 물려받은 재산 없고 박봉의 공무원 생활을 하다 보니 큰 재산을 모으지 못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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