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땐
- 최소한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뭔지 점검해야 한다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런 것을 점검하지 않고 이걸 법으로 덜렁 만드냐

[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서울 서초갑)이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주택임대차법'개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기사 댓글란 등 온라인 공간을 달구며 관심과 응원이 이어지고 있어 화제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택임대차법'개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 권민구 기자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택임대차법'개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 권민구 기자

윤희숙 의원은 30일 국회 본회의 단상에 올라 “이 자리에서 오늘 표결된 주택임대차법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나왔다”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제가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가 나가라고 그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달고 살고 있다”며 “그런데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제가 기분이 좋았느냐,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제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며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의원은 “임대 시장은 매우 복잡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상생하면서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임차인을 편들려고 임대인을 불리하게 하면 임대인으로서는 가격을 올리거나 시장을 나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차인을 보호하는 데는 절대 찬성하지만 정부가 부담을 져야지 임대인에게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시장은 붕괴하게 돼 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저금리 시대가 되면서 전세 제도가 소멸의 길로 들어섰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전세를 선호한다”며 “그런데 이 법 때문에 너무나 빠르게 소멸되게 생겼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문제가 나타났을 때 정말 불가항력이었다, 예측하지 못했다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느냐”며 “제가 임대인이라도 세놓지 않고 아들, 딸, 조카한테 들어와서 살라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불가항력이고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100번 양보해서 그렇다 쳐도 1000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땐 최소한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뭔지 점검해야 한다”며 “그러라고 상임위원회의 축조 심의 과정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축조심의과정이 있었다면 우리는 무엇을 점검했을까요?"라고 물었다. "저라면 임대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주어서 두려워하지 않게 할 것인가, 임대소득만으로 살아가는 고령임대인에게는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수십억짜리 전세사는 부자 임차인도 이렇게 같은 방식으로 보호할 것인가, 이런 점들을 점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도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런 것을 점검하지 않고 이걸 법으로 덜렁 만드냐?"고  토론 및 심의과정 없이 졸속 통과 시킨 민주당을 질타했다.

윤 의원은 "이 법을 만든 분들 그리고 민주당, 이 축조심의없이 이 프로세스를 가져간 민주당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며"우리나라 전세역사와 부동산 정책의 역사 민생의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발언은 온라인 뿐만 아니라 동료 의원들의 지지도 이끌어 내고 있다.

통합당 황보승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의원의 5분 발언에 전율이 느껴졌다”고 밝혔고, 박수영 의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학자가 국회의원이 된 뒤 첫 본회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야 제대로 하네. 이 연설은 두 가지 점에서 평가합니다. 첫째 비판이 합리적이고, 둘째 국민의 상당수가 가진 심정을 정서적으로 대변했다는 점'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윤 의원은 미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지낸 경제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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