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이 조합원 고발 및 매장 출입 제한해
노동청에 근로 감독 촉구 ‘항의서한’ 전달
홈플러스 “노조의 명예훼손·조롱, 도 넘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2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청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임현지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가 2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청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임현지 기자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서울고용노동청으로 시위 피켓을 옮겼다. 노조는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외에도 밀실 매각, 직장 내 괴롭힘 등 갈등 요소가 쌓여있는 만큼 노동청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2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점 매각 저지 투쟁과 임단협 투쟁을 위축시키려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날 노조가 사측과 노동청에 제기한 문제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무늬만 정규직인 임단협 ▲밀실 매각으로 인한 실업 우려 ▲직장 내 괴롭힘 ▲조합원 고소·고발 등 부당노동행위다.

노조는 당초 임단협에서 임금 18.5% 인상을 요구했으나, 이달 초 ‘5.9% 인상’과 ‘호봉제 도입’으로 수정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현재 8년차 까지는 근속에 대한 보상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정규직에 걸맞은 최저시급 이상의 임금과 호봉제를 보장해달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매각으로 인한 실업 사태도 우려하고 있었다. 사측이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점포 폐점 후 거주 지역을 벗어나는 인력 재배치로 결국 퇴사하는 직원이 발생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또 회사 내부에서 진행되는 ‘밀실 매각’으로 어떤 점포가 폐점 대상이 될지 알 수 없다는 점 또한 근로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정받은 월곡점 이커머스 관리자와 피해자를 격리하지 않은 결정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월곡점과 타 점포 이커머스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고 조사 결과, 압도적으로 많은 직원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인 A씨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제대로 징계도 받지 않았고 우리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가해자를 4개월째 매일 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매장에서 진행하는 쟁의행위를 회사가 불법 중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매장 관리자들이 조합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조합원과 노조 간부가 매장출입이 금지되는 일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직후 노조는 서울노동청장에게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과 근로 감독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추후 사측의 입장이 없을 경우 매장 밖 시위나 부분파업, 경고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내비쳤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조합원 고소·고발을 남발하며 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노동부는 홈플러스의 부당노동행위를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놔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노조가 ‘월곡점 이커머스 관리자의 직장 내 갑질’ 관련 설문조사 결과와 ‘항의서한’을 들고 있다. ⓒ임현지 기자
홈플러스 노조가 ‘월곡점 이커머스 관리자의 직장 내 갑질’ 관련 설문조사 결과와 ‘항의서한’을 들고 있다. ⓒ임현지 기자

홈플러스 측은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노조가 임단협 수정 요구안을 회사보다 언론에 먼저 제안하는 등 ‘직원을 위한 임단협’이 아닌 ‘불리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노조 시위와 농성으로 한 직원이 다쳤으나 조합원이 이를 ‘셀프로 넘어진 것’이라고 조롱하는 글을 SNS에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곡점 이커머스 직장 내 갑질 설문조사도 ‘비공개’가 원칙인 개인 상벌에 대한 자료가 포함돼 있어, 당사자의 심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전해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본지에 “노조는 지난 6일 회사가 아닌 언론에 4페이지에 달하는 ‘2020년도 임단협 수정안’ 보도자료를 발표했으나, 정작 회사에는 오후에 달랑 한 장짜리 공문을 보내왔다”며 “노조가 도대체 누구와 임단협을 진행하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포 자산유동화는 회사가 폐점 대상을 사전에 선정해 매물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입장에서 매수를 원할 때 검토가 진행되는 형태”라며 “회사는 위기 국면 타개를 위해 자산유동화 등 다양한 경영전략을 검토 중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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