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 받은 업체의 제품은 제품평가 테스트 거치지 않은 부품 포함됐다”
NH농협은행 “입찰 과정 문제없어”

NH농협은행의 태블릿모니터 도입 사업 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사포커스DB
NH농협은행의 태블릿모니터 도입 사업 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NH농협은행이 실시한 태블릿모니터 도입 사업 입찰에서 자격이 제한된 업체가 낙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 최근 4300여대 규모의 태블릿모니터 도입 사업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고, 지난 5월 A사가 낙찰을 받았다. 그러나 이 업체가 납품하기로 한 태블릿모니터는 기본 입찰 자격 조건인 BMT(벤치마킹 테스트) 합격 제품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당 입찰에 참여했던 B사 관계자는 “A사가 BMT를 통과한 제품은 C사가 공급업체로 참여한 것이지만 C사는 2019년 이후 폐업 처리됐다”며 “이번 입찰 참여는 지난 2018년 BMT 합격 제품의 제안사를 대상으로 했으므로 폐업 처리된 회사의 제품으로 참여한 A사의 입찰 참여는 기본적으로 제외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B사는 지난 7일 NH농협은행에 부당한 입찰 과정에 대해 감사를 요청했으며, NH농협은 지난 21일 “납품 검증절차를 진행 중이며, 입찰 관련 제안요청서에 공지됐던 바와 같이 선정 이후 공급이 중단된 물품이 발생된 경우 동급 이상의 제품으로 공급받을 예정이며, 낙찰자와의 계약에 근거해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대해 적격성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B사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폐업하거나 공급이 불가한 경우에는 BMT에 합격한 업체의 제품으로 공급을 받거나 만약 BMT 합격업체가 없을 시 BMT를 재실시해 다시 선정하는 것이 공정한 거래”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내 대표적인 금융기관인 NH농협은행이 비정상적인 입찰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만약 BMT를 정상적으로 통과한 제품이 아닌 제품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그 과정에서 불안정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찰에 참여한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이번 입찰 의혹에 대해 업체들이 전면에 나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것은 인지도 높은 NH농협은행을 상대로 이의 제기를 했다가 향후 입찰 또는 사업 참여 과정에서 불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NH농협은행은 입찰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우리와 계약을 한 A사가 부도가 났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A사의 수많은 협력업체 중 태블릿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전자펜을 공급하는 업체가 부도가 난 것”이라며 “그런 경우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고, 협력업체가 부도가 났다고 해서 모든 입찰 자체를 백지화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불합리한 과정을 거칠 수는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것들이 계약서에도 명시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부처 및 외부인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검수를 한 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승인을 하고, 그 이후에 납품할 수 있게 돼있다”며 “품질과 성능을 명백하게 검수해서 기존에 제출했던 사양 이상이 될 경우에만 승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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