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6분기 동안 2조2000억원 적자
지난해 희망퇴직 등으로 3700여명 회사 떠나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LG디스플레이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대형 OLED 대세화, P-OELD 턴라운드, LCD 구조혁신 가시화로 반등할 것을 전망하고 있다. 경영환경 악화로 인력감축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왔지만 이 같은 계획을 실행하는 데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시사포커스DB
LG디스플레이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시사포커스DB

◆ 6분기 동안 적자 2조원 ↑…인력도 10% 이상 감축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5조3070억원, 영업손실은 1480억원 늘어난 51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6분기 동안 2조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지난해부터 LCD TV 패널 가격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급락했고, 관련 팹(Fab) 가동률 축소, 플라스틱 OLED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인해 적자로 돌아섰으며 올해 코로나 19가 촉발한 리스크가 전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어 향후 수요의 변동성이 커져 적자가 계속된 것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대표이사인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 정호영 사장을 새롭게 선임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유사 조직을 통합하고 단순화하는 등의 ‘조직 슬림화’를 실시, 전체 임원·담당 조직의 약 25%를 감축했다.

또 근속 5년 차 이상 기능직(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3주에 걸쳐 희망퇴직자를 받았으며 11월에는 희망퇴직을 사무직으로 확대하기까지 했다. LG디스플레이가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은 2007년 이후 12년만이다.

이렇게 LG디스플레이를 떠난 임직원은 지난해에만 3700여명이다. LG디스플레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직원은 2018년 3만366명에서 지난해 2만6632명으로 3734명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협력업체 직원들의 ‘전환 배치’까지 합친다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는 희망퇴직 등을 실시했음에도 효율적 인력 운영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파주공장 등의 협력업체와 협의해 일부 업무에 자사 직원을 배치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는 희망퇴직 등 인원감축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협력업체 전환 배치와 관련해서는 “기업이 적자가 나고 활동에 위축이 되면 협력업체에 주는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고객에게 판매하지 못하는데 그걸 협력업체에 보존해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협력업체도 인원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LG디스플레이 “하반기 반등할 것”

임직원의 수가 10% 이상 줄어들었지만 하반기 목표 달성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IR담당 상무는 전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G디스플레이의 올해 3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가 여전하나 중국 광저우 OLED 팹 양산의 본격화, 스마트폰용 P-OLED 출하량 확대, 차별화된 IT 제품 공급확대 등으로 매출 확대 및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출하 면적은 20%대 증가를, 혼합 평균판매가격(Blended ASP)도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반 상승이 예상된다. 팹 다운사이징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로 LCD 구조조정 전의 매출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CEO 정호영 사장.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CEO 정호영 사장. ⓒLG디스플레이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전무) 역시 “일관적으로 추진해온 대형 OLED 대세화, P-OELD 턴라운드, LCD 구조혁신 가시화로 일정 부분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OLED TV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술 인력 파견 등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최적의 양산 조건을 구축하고, 7월부터 광저우 팹이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광저우 팹은 국내 팹 대비 최신 장비를 도입했고, 높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갖춰 앞으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P-OLED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전략 고객(애플)향 신제품 출하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IT 패널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는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으로 새로운 기회 요인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인원이 줄어들었음에도 이 같은 계획을 달성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장이 올해 크게 위축됐다가 하반기에 점차 개선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뜻”이라며 “재작년까지 캐파(CAPA·생산능력)가 훨씬 더 많았을 때에는 생산량이 더 많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24일 “3분기 TV 수요가 견조할 경우 OLED 출하량은 큰 폭으로 증가 예상되지만 신규 라인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초기 비용으로 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구조적인 실적 개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광저우 신규라인의 수율 확보와 WOLED TV 패널의 판매량이 증가해야 한다”고 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적자 폭이 상당 수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현재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너무 많은 플레이어들과 대체 기술, 그리고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라는 터프한 환경과 싸워야한다. 이런 난관에서도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을 만큼의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인가는 여전히 녹록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 중국 광저우 OLED 패널공장 양산 체제 돌입…月 13만장의 생산

한편 LG디스플레이는 23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첨단기술산업 개발구에 위치한 8.5세대(2,200mm×2,500mm) OLED 패널공장에서 양산 출하식을 갖고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원판 Glass 기준 월 6만장 규모의 광저우 OLED 패널공장이 양산에 돌입함에 따라 기존 파주에서 생산중인 월 7만장 규모의 양산능력에 더해 월 13만장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 자리에서 정호영 사장은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 미래 성장의 핵심 축”이라며 “광저우 신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우리는 대형 OLED 사업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 모두 가속화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와 광저우의 생산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연간 1000만대 이상의 OLED TV 패널(55인치 기준)생산이 가능해져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강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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