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티웨이 사례 생각하는 듯 “플랜B 제시해라, 회생” 언급
이스타항공 전북에 지원 요청 하려는 듯, 전북도는 손사래
이상직, 노딜 선언 전날 라디오 출연해 제주항공 탓만…“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상직 의원 분명 문제있다, 집권여당 책임있는 자세 필요” 발언 주목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선언을 하면서 1600명의 직원이 실직 위기에 처했다. (사진 =강민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선언을 하면서 1600명의 직원이 실직 위기에 처했다. (사진 =강민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공식발표하면서 1600명의 직원들이 무더기로 실직 사태를 맞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이로 인해 출범 13년 만에 문닫을 위기에 처했고 실질적 오너라고 알려진 이상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전주을, 재선)이 제주항공의 노딜 선언 전날에 전북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와 지자체가 살려야한다고 주장하고 본인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아울러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양사간 M&A 관련 내용이 완료 되면 이상직 문제를 해결 하겠다고 공언한 바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주목되고 있는 부분이다.

제주항공은 23일 문서를 통해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 해제 통보'를 알렸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2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불구 현재 상황에서 인수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사내 게시판에 "그동안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해 직원의 관심과 걱정이 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이스타항공과 함께 가고자 했던 큰 도전은 접었지만 앞에 놓인 현실은 여전히 불확실 하고 냉혹. 정부의 금융지원과 자구 노력 등에 힘쓰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이스타항공에 플랜 B마련을 요구했다. 1600여명의 실직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23일 "이스타항공은 경영정상화가 매우 불투명해 고용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플랜B를 제시하면 추가지원책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지원 가능성을 말한 배경에는 정부가 먼저 지원안을 내놓을 수 없는 환경이고 파산되면 도울 방법이 없는 점도 있다.

김 실장은 이어 "회생절차에 돌입하면 채무가 동결돼 한숨을 돌릴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성항공 이었던 현재 티웨이 항공과 같은 법원 회생절차를 거쳐 새주인을 찾았던 사례가 적용될 가능성을 제시한 것.

또 알려지고 있는 바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전라북도에 일정자금을 지원을 논의 중이다. 플라이 강원 케이스를 통해 파산만은 피하겠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 강원이 강원 양양공항을 베이스로 운항하는 것 처럼 전북 지역 공항을 베이스로 운항할 가능성도 있다. 또 2028년 개항 예정인 새만금 국제공항을 베이스로 하는 방안도 오르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 출범 당시 군산시가 20억 원을 투자했던 것을 감안하면 전북을 포함해 전북내 기초자치단체에서 십시일반 지원하면 일정 수준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전북은 구체적인 지원 검토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상직 국회의원(사진 우)과 그의 장녀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시사포커스DB
이상직 국회의원(사진 우)과 그의 장녀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시사포커스DB

이상직 국회의원은 22일 KBS 전주라디오 '패트롤 전북'에 출연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이스타항공 살리기 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 군산에 본사를 둔 이스타항공이 군산-제주 노선을 만들어 지역경제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제주항공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이 의원은 "제주항공은 미지급 임금에 대해 이미 다알고 있었고 녹음, 녹취까지 있다"며 "법적 책임이 제주항공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 승계와 미지급 임금이 중요하니 지분 헌납으로 그것부너 하자고 한 것. 제주항공이 억지를 부렸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모회사인 이스타홀딩스의 주주 2명은 이상직 의원의 자녀들이다. 장녀 이수지씨는 이스타홀딩스 대표이며 이스타항공 등기 이사를 맡고 있다. 이 의원 일가는 지난달 이스타홀딩스가 갖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분을 내려 놓았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일각에서는 "책임 회피를 위한 행동으로 '헌납'이라는 단어로 가치가 없는 지분을 내놓으면서 자기 가족에게 쏟아지는 보도로부터 우선 벗어 나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일종의 마당놀이"라며 "마당놀이에 기자를 불러모으고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 김유상 재무본부장을 앞세워 본인은 쏙 빠져 나갔는데 이걸 보고 '헌납'이라니 요새 유행하는 말로 말하자면 삶은 소대가리도 웃을일이다"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제일 화나는 것은 여기 저기 책임이 있다고 삿대질 하지만 결국 책임은 이상직 에게 있다"며 "전북도 정부도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이고 대통령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이상직 살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떻게든 지원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욕해야 될 사람 영향력이 내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우 부조리한 사회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상직 의원 분명 문제있다"고 말했다. (사진=오훈 기자)

이번 노딜로 인해 관심이 쏠리는 곳 중 정의당도 있다. 정의당은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와 지속 연결 돼 있었고 지난 21일엔 기자회견장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당대표까지 나섰는데 실질적 오너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 이와 관련 고용안정을 위해 당대당 투쟁도 계획이 있느냐는 본지 질문에 본지에 "이상직 의원 분명 문제있다"며 "집권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도 이스타항공 인수와 근로자의 안정을 위한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사 직원은 “어제 항공사 사장들이 국회로 몰려가서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을 요청했다는데 지원금 지급 만료가 이스타에서 시작된 고용불안은 전체로 번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두렵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타항공 직원은 “이스타항공에 근무하고 있으며 희망을 갖고 희망퇴직을 안했다”며 “이젠 희망이라는 단어가 두려울 정도이며 내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게 더 화가 나는 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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