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주체사상 버렸다고 선언한 적 있나”…李 “남쪽은 사상 강요 안 해”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이인영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병철 기자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이인영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김병철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과거 전대협 의장 경력과 관련해 사상 전향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시에도 주체사상 신봉자도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라고 이 점은 분명히 말한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언제 사상 전향했는지 찾지 못했다. ‘나는 주체사상 버렸다, 신봉자 아니다’ 이런 공개선언 같은 것 하신 적 있나”라고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전향이란 것은 태 의원처럼 북에서 남으로 온 사람에게 해당되는 얘기지 제가 남에서 북으로 갔거나 북에서 남으로 온 사람이 아니지 않나. 그런 제게 사상 전향 여부를 묻는 것은 아무리 청문위원으로서 물어본다 해도 온당하지 않은 질의”라며 “사상 전향을 강요하는 것은 북과 남쪽의 독재정권 시절”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후보자는 “남쪽은 이른바 사상과 양심의 자유 이런 것들이 법적으론 되지 않아도 사회 정치적으로 우리 민주주의 발전 수준에 따라 그렇게 강요하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 측면에서 놓고 보면 의원이 제게 사상전향 여부를 다시 물어보는 것은 아직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대한민국 출신의 4선 국회의원, 통일부 장관 후보에게 어떻게 ‘주체사상 포기하라, 전향했느냐’ 이건 굉장히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며 “이 후보가 앞으로 대북 관계를 어떻게 진행할 것이며 미국의 관계설정 등에 대해선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지만 앞으로 북한이 상대할 수 있는 통일부장관에게 입지를 축소시키고 북한으로부터 오해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예민하고 민감한 문제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태 의원에게 유감을 표했다.

그러자 김석기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 자리는 이 후보가 ‘통일부장관 후보자로서 제대로 자격이 있느냐’를 정책의 문제를 따질 수 있고 사상의 문제를 따질 수도 있다”며 “과거에 후보자가 김일성 주체사상파인 전대협 의장을 하지 않았나. 거기에 대해 지금도 주체사상을 그대로 신봉하고 있느냐 사상에 대해 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하고 특히 같은 의원이 발언하는 내용에 대해서 그건 부적절하다고 따지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외통위 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이 “국회법제24조에 따라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국회 앞에 대한민국 국가 이익을 우선해서 법에 따라 성실하게 임무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한다”며 “이 후보자도 4번에 걸쳐 국회법에 따라 선서했었다는 것을 인식해주고 질의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하면서 ‘사상 검증’ 논쟁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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