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월세·반전세 전환 및 로또 청약 전세 수요 급증, “주거불안정 확대 조짐”

서울 아파트 3.3㎡당 전세가가 작년에 비해 올해 113.4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시사포커스 DB
서울 아파트 3.3㎡당 전세가가 작년에 비해 올해 113.4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강민 기자]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고 임대차 3법 개정안이 국회 입법절차를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임대인들이 서둘러 전셋값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대차 3법 소급적용이 임대인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어 개정안 통과 전 보증금을 올리고 보자는 것으로 감지 됐다.

22일 부동산 및 리서치 업계에 따르면 서울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지난해 6월 1751.7만원에서 올해 6월 1865.1만원으로 전년대비 113.4만원 올라 6.47%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경제만랩이 KB부동산 주택가격현황을 살펴본 결과 최근 1년간 서울 중 강남3구 아파트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작년 6월 2769.7만원에서 올해 6월 3148.9만 원으로, 서초구는 작년 6월 2679.3만원에서 올해 6월 2894.9만원으로, 같은 기간 송파구는 2004.1만원에서 2154.8만원으로 전년대비 150.7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구의 경우 379.2만원 올라 13.69% 상승해 서울에서도 유일하게 두자릿 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남구로 1년간 13.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만랩
서울 아파트 전셋값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남구로 1년간 13.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만랩

이 같은 현상은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 2단지’ 전용 84㎡의 경우 작년 6월엔 9억3000만원(17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지만 올해 6월에는 12억(18층)에 전세가 거래되면서 1년간 2억 7000만원 증액(29% 상승)됐다. 이외에도 서울 서초구 서초동소재 ‘롯데캐슬클래식’ 전용 74㎡는 잔년 6월 8억 2000만원(11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으나 올해 6월 10억 2000만원(18층)으로 거래돼 1년간 2억원이 뛰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문정래미안’ 전용 120㎡도 작년 6월 전셋값이 6억 5000만원(16층)에서 올해 6월 8억(9층)으로 1년간 1억 5000만원(23.1% 상승)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작년 6월 59.3%에서 올해 6월 54.5%로 4.7% 하락했다. 이번 전세가율 하락은 전셋값이 내려간 것이 아니라 전셋값의 오름폭보다 매매가격 상승폭이 커서 생긴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보유세 부담과 저금리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고 있는 분위기에다가 분양가상한제로 로또 청약까지 생겨 전세로 거주하다 청약을 준비하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세가격 상승이 치솟고 있는 분위기”라며 “집값 급등보다 전셋값 급등은 서민 주거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인데 전셋값이 오르면 목돈을 마련해야 되고 집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전셋값이 계속 오른다면 주거 불안정도 확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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