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공간을 초월해 공통적인 등식을 성립하고 있다. 결혼을 집안간의 결합으로 해석하는 것이 지배적이다. 세계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은 집안간의 원수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죽음으로 비극을 맞았고, 이몽룡과 혼인한 성춘향은 천한 신분에서 양반으로 신분 상승을 했다. 이처럼 결혼은 일륜지대사라 불릴 만큼 한 집안을 흥하게 하기도 하고 망하게 하기도 한다. 때문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때. 하지만 최근 많은 여성들이 ‘사랑’보다는 신분상승을 위한 ‘재력’과 ‘사회적 지휘’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도가 지나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도 많은 여성들이 신분상승을 위해 적극적인 태세를 취하면서 ‘신데렐라’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 다이애나비의 결혼은 아직까지 많은 여성들의 ‘꿈’이다.
여성 “남성은 여성보다 사회적 지휘 있어야 한다” 강조

남성 “결혼을 신분상승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 비난



대다수의 많은 여성들은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현대판 신데렐라로 기억하고 있다.

유치원 보모 출신이 왕세자와의 결혼으로 단번에 왕족이라는 신분상승을 이뤄냈기 때문. 하지만 그의 결혼은 순탄하지 않았다. 엄중한 궁중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아왔고, 결혼 15년 만에 이혼했다. 이어 1년 뒤엔 교통사고로 36세의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수많은 여성들이 그토록 소원했던 신데렐라는 결국 비련의 여주인공이 돼버린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애나비의 결혼은 아직까지 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한 여성은 “다이애나비처럼 살다 죽는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한 여성은 “남성은 여성보다 사회적으로 지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재혼전문 온리-유가 전국의 초·재혼 대상자 7백60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들의 경우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 욕구를 간접적으로 표시했던 것. 여성 10명 중 4명은 자신의 부모보다 사회적으로 더 인정받는 집안의 자녀와 혼인을 하고 싶은 것으로 밝혀졌다.


‘시부모가 더 높아야’ 41.9%


‘배우자의 부모는 자신의 부모와 비교하여 사회적 지위가 어느 정도이기를 바랍니까?’라는 설문조사 결과 ‘남녀 똑같이 비슷해야 한다’라고 답한 남성은 73.5%로 과반수를 훨씬 넘겼고, 여성은 남성들보다 다소 낮은 57.3%로 드러났다.

이어 ‘훨씬 혹은 다소 높아야 한다’는 질문에는 남성이 14.7%에 응했지만, 여성들은 남성들의 응답 2배에 가까운 41.9%가 응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과반수에 가까운 여성들이 ‘시부모가 더 높아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한 셈이다.

‘다소 혹은 많이 낮아야 한다’는 질문에는 남성 11.8%가 답변했고, 여성은 최하 수치인 0.8%에 그쳤다.

결국 이 같은 결과는 남성보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가 월등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배우자 형제의 사회적 지휘에 대한 미혼남녀들의 생각은 어떨까.

‘배우자의 형제는 자신의 형제와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사회적 수준이 어느 정도이면 좋을까’에 답변으로 남녀 모두 ‘비슷하기 바란다’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남성이 71.1%로 드러난 반면 여성은 61.5%로 다소 낮게 나타났으나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 하지만 배우자의 사회적 지휘에 대해서는 다소 시각차를 보였다.

‘배우자는 형제 중 사회적 지위가 어느 정도이면 좋을까요’를 묻는 질문에서는 남성의 경우 중이 가장 많은 64.4%를 차지했고, 이어 상 25.7%, 하 9.9%의 순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여성은 57.3%로 상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중 41.7%, 하 1.0%의 순으로 남성과 다른 순위를 보였다.

또 ‘배우자는 형제 중 부모로부터 어느 정도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남성은 78.1%, 여성 82.9%로 남녀 모두 ‘중간 정도’를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가장 많이’를 택한 남성은 12.2%, 여성은 이보다 다소 높은 15.5%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적게’는 남성 9.7%, 여성은 1.6%의 순을 보였다.


결혼 “사랑과 신뢰 밑바탕”


이 같은 조사 결과에 여성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한편 일부 남성들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남성은 “도가 지나친 것 같다”며 “결혼은 어디까지나 사랑과 신뢰를 밑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많은 여성들이 결혼을 일종의 신분상승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또 한 남성은 “돈 없고 집안도 별 볼일 없는 남성은 앞으로 더욱 결혼하기가 힘들어진 것과 다름없다”면서 “신데렐라 열풍을 부추기는 사회풍토가 애석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