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과일 사용한 ABC주스 판매하며 ‘사과’ 함유로 설명
원재료에 대한 확인 및 검증 절차 미비…‘시청자 기만’

열대과일인 스타애플을 사용한 ‘ABC주스’를 마치 ‘사과’가 원재료인 것처럼 광고한 홈쇼핑업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열대과일인 스타애플을 사용한 ‘ABC주스’를 마치 ‘사과’가 원재료인 것처럼 광고한 홈쇼핑업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열대과일인 ‘스타애플’을 사용한 ‘ABC주스’를 마치 ‘사과’가 원재료인 것처럼 광고한 홈쇼핑업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중징계를 검토한다.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는 지난 1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GS홈쇼핑·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SK스토아·신세계쇼핑·K쇼핑 등 6개 상품판매방송사에 대해 ‘중징계 여부 및 제재 수위’를 재차 논의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 홈쇼핑업계는 열대과일인 스타애플을 사용해 제조한 이른바 ABC주스 상품을 판매하면서, 자막과 음성을 통해 사과를 원재료로 사용한 것처럼 설명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 방송사는 스튜디오에 진열한 모형과 패널, 전면자막 및 전면영상 등에 사과 원물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원재료 및 성분에 대해서도 ‘사과 43%, 비트 14%, 당근 43%’ 또는 ‘사과 약 61개, 비트 약 12개, 당근 약 85개’ 등 자막을 반복적으로 표시했다. 스타애플이 포함됐다는 점은 체크포인트 및 하단자막, 일부 패널로만 부정확하게 고지됐다.

방송에 출연한 쇼호스트들은 “진짜 사과와 비트, 당근 원과 그대로 착즙했다”, “사과가 있으니까 당연히 맛있다”, “사과의 영양이 담겼다” 등 멘트를 했다. 한 방송에서는 사과와 레드비트 등 원재료를 칼로 써는 모습까지 보여줘 마치 제품에 사과가 함유된 것처럼 표현했다. 

ABC주스는 사과(Apple)와 비트(Beet), 당근(Carrot)이 주로 함유된 주스다. 내장지방 분해와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홈쇼핑에서 판매된 제품들은 사과가 아닌 스타애플이 함유됐다. 스타애플은 중남미가 원산지인 열대과일로 사과와는 다른 열매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방송에서 노출된 사과가 원재료인 것으로 오인하고 해당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민원을 접수한 방심위는 전체회의에서 중징계 여부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광고심의소위원회 관계자는 “원재료에 대한 확인 및 검증 절차 미비로 인해 스타애플이 아닌 사과로 제조한 상품인 것처럼 안내하고 방송 진행 중 수시로 사과 원물을 노출시키는 등 시청자 기만 정도가 크다”며 “이를 고려할 때 법정제제 이상의 조치가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이어 “각 방송사별로 매출 규모, 판매 횟수, 사후 조치 이행 수준 등이 상이하며 전체회의에서 제재 수위를 재차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홈쇼핑 업계는 즉각 판매 중지 및 환불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해당 상품은 입점 당시 이미 시중에 판매되고 있었던 제품이었으며 협력사가 제공한 정보에 대해 신뢰하고 방송을 진행했다”며 “이후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바로 섭취 여부와 관계 없이 환불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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