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고 박원순시장의 ‘조문거부’를 밝혔던  장혜영,류호정 두 의원의 발언 이후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는 정의당이 이번에는 심상정 대표의 '조문거부 사과'에 대한 반발이 나오면서 내홍을 겪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4일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두 의원의 (조문 거부) 메시지가 유족들과 시민의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하여 조문거부 의사를 밝혔던 장혜영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심상정 대표의 의원총회 모두 발언은 솔직히 당황스러웠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장 의원은 “이번 사안에 있어 기본적으로 제가 선택한 메시지와 행보를 존중한다는 것이 제가 알던 대표의 관점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중을 정확히 알기 위해 의원총회 이후 (심)대표를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라며 “확실히 말씀드린다. 저는 심상정 대표가 이번 사안에 관한 저의 관점과 행보를 여전히 존중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이 사안을 둘러싸고 당내에 큰 이견이 존재함을 알고 있다”라며 “이토록 거대한 인식의 차이 앞에 지독한 현기증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누구라도 인간 존엄의 가치를 훼손 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면 안간힘을 쓰며 존엄 회복을 위한 싸움을 시작한 한 여성의 목소리에 함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조문거부를 밝혔다. 

장 의원은“지금도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는 지속되고 있다”라며 “함께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발 벗고 나서야 할 이들 가운데 다수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비난하면서 “피해자와 이에 연대하는 시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울시 구청장협의회는 서울시장이 자신의 비서에게 무려 4년간 저질러온 위력에 의한 성추행 의혹을 ‘사적 영역’이라며 일축했다”면서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 어떻게 사적영역일 수 있습니까. 젠더폭력에 대한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의 안일한 인식에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서울시에 “서울시 차원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실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또한 민주당을 향하여“ 안희정 지사, 오거돈 부산시장에 이어 벌써 세 번째”라며 “언제까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말로만 재발 방지를 약속할 뿐 제대로 된 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것 이냐”라고 물으면서 당 차원의 반성과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장 의원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정치를 만드는 것이 정의당의 존재 이유이고 나아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정의당의 혁신위원장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여성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용기를 내어 자신의 존엄을 소리높여 외치는 피해자와 끝까지 단호히 연대하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강민진 당 혁신위 대변인도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상정 대표의 사과발언에 대해 "아쉽고, 유감스럽습니다. 두 의원 입장을 존중한다는 이야기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금 정의당이 이야기해야 할 핵심은, 피해자가 제기한 사건의 진실 규명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지 않아야 한다는 문제제기, 그리고 문제제기만으로 그치지 않는 실천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서울시 차원의 진상조사는 그것대로 이루어지겠지만, 정의당은 국회 차원에서도 나서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