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가족 모두 조심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나서서 코로나 지침 어기고 있다”
BNK캐피탈 “코로나 우려돼 행사 계획 전면 수정”

BNK캐피탈이 음주와 가무가 포함된 창립기념행사를 예고해 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BNK금융지주
BNK캐피탈이 음주와 가무가 포함된 창립기념행사를 예고해 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BNK금융지주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BNK캐피탈이 창립기념일을 맞아 직원 100여명 정도를 불러 모아 음주가 포함된 행사를 즐길 예정이라는 내부고발이 나왔다. BNK캐피탈은 오는 15일 부산에 위치한 본사에서 서울 및 부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창립기념식 및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익명을 요구한 BNK캐피탈 직원 A씨는 “최근 회사의 창립기념 행사에서 노래 장기자랑이 있으니 준비를 해야 하고, 어쩌면 직원들과 함께 노래방에 가서 연습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지금 코로나로 난리인데 노래방에 갈 수가 있느냐고 항의했지만 강제라서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버지가 폐질환을 앓고 계셔서 가족 모두가 조심을 하고 있고, 회식은 물론 친구들과 개인적인 약속 또한 자제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100여명이 모여 술 파티를 한다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만약 내가 감염돼서 만성 폐질환을 가진 제 아버지가 코로나에 감염된다면 누구에게 이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고개를 들 기미를 보이자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지난 2일 “이럴 때일수록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임을 자제하고 사람과 사람 간 거리를 최소한 1m 이상 유지하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 달라. 손을 자주 씻고 손잡이 등 접촉이 잦은 곳은 수시로 소독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대부분의 기업들은 창립기념행사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BNK캐피탈은 서울에 있는 임직원들까지 부산으로 이동하게 하는 것은 물론 음주와 가무가 동반된 대면 행사를 진행하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창립기념행사는 오전 9시부터 시작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는 경영전략회의가 진행된다. 이후 식당으로 이동해 만찬과 레크리에이션, 노래 장기자랑을 실시한다. 장기자랑에는 상품권까지 걸려있다.

특히 A씨는 “이를 외부에 제보하니 회사에서 누가 제보했는지 수색하고 있다”며 “어제까지는 내부 문건 사진을 누가 찍었는지 조사했고, 오늘은 기사나 국민청원 등 관련 내용을 읽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BNK캐피탈 관계자는 “제보자를 색출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찾는다고 해서 찾을 수도 없는데다 지금 상황에서 그럴 경우 반발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에 대한 우려가 많아 창립기념일 행사 계획을 전면 수정해서 창립기념행사와 경영전략회의만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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