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이날 오전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재난시기를 틈타 노동자 정리해고” 비판
힐튼 “결정된 바 없어…비용 절감은 협상 중”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 노동조합은 14일 오전 호텔 현관 앞에서 ‘㈜씨디엘, 필릭스 총지배인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노동조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 노동조합은 14일 오전 호텔 현관 앞에서 ‘㈜씨디엘, 필릭스 총지배인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노동조합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과 노동조합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들은 올해 노사 임단협 상견례를 진행하며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관련 갈등을 빚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14일 오전 호텔 현관 앞에서 ‘수년간의 경영실패를 코로나19 재난시기 구조조정으로 악용하는 ㈜씨디엘, 필릭스 총지배인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노조는 40년 가까이 된 호텔을 투자 한번 하지 않고, 모회사인 ㈜씨디엘과 중간 지배회사에서 착취해가는 각종 수수료와 이자비용이 회사의 경영을 악화시켰다고 꼬집었다. 노조에 따르면 호텔은 최근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대근 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힐튼은 국가 재난 시기를 틈타 노동자를 정리해고로 죽이거나, 살아남으면 퇴보된 단협안을 노예 같은 삶을 살아가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경영 실패를 코로나19로 덮고 정리해고로 모면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코로나19라는 재난 극복을 위해 연차 소진, 무급휴직, 유급휴가, 급여 유예 등 고통분담으로 경영 정상화에 동참해왔다. 여섯 차례 진행된 교섭에서도 먼저 ‘임금동결’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측은 첫 교섭 자리에서부터 일방적인 구조조정 협의를 제안했다고 한다. 이를 응하지 않을 시 회사 일정에 따라 정리해고 수순을 밟겠다는 것. 특히 필릭스 총지배인은 인력 감축이 선결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3차 교섭 때 회사에서 정규직 90명을 목표로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교섭안을 내놨다”며 “이후 구체적인 임금안을 달라고 했더니 정리해고를 통한 비용 감축안 약 49억 원을 절감하겠다는 제시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비용 절감이라는 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문 닫은 레스토랑 3곳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중장기적인 경영정상화에 대한 방안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회사는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또 8~9월 달까지 받을 수 있는 정부 고용지원금도 이달까지만 받겠다는 입장을 노조에게 전했다. 이는 7월에 인력 감축 상세 결정하고 9월에 강행하겠다는 압박이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측에 ▲필연적 경영적자를 인력 감축으로 악용하는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할 것 ▲㈜씨디엘에서 차용한 차입금 450억 원 이자비용 지급을 유예하고 차입금 전액을 투자금으로 즉각 전용할 것 ▲총고용보장 대책을 제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재난 극복을 위해 모든 것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단 한 명의 동료도 손을 놓지 않을 것이며 오로지 우리의 힘으로 일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측은 노조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성실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호텔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용 절감 등은 노사 임단협의 주요 아젠다인 만큼 이를 중점적으로 노조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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