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화이트코리아' 선정
노조, 긴급 기자회견 “MBK 부동산투기질의 공범 되는 것”

홈플러스 안산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화이트코리아’가 선정되자 노동조합이 ‘인수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안산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화이트코리아’가 선정되자 노동조합이 ‘인수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올 하반기 폐점이 예고된 홈플러스 안산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화이트코리아’가 선정되자 노동조합이 ‘인수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노조)는 13일 오전 경기 용인에 위치한 화이트코리아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투기꾼 MBK의 공범이 되지 말라”고 강력 경고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주재현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을 비롯해 안산점 조합원들과 마트노조 임원, 민주노총 경기본부장과 진보당 경기 노동당 위원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안산·대구·둔산점 등 3개 매장에 대해 매각을 진행하기로 결정하며 노조와 갈등을 겪어왔다. 안산점은 특히 매출이 높고 직원 수도 많은 매장인만큼 격한 반발을 사고 있다. 

홈플러스는 안산점 매각과 관련해 본지와의 통화에서 “급격한 유통업 변화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여파로 오프라인 점포 사정이 어려워진 만큼, 생존과 변혁을 위해 자산유동화를 택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노조는 이 같은 매각이 MBK의 ‘부동산투기질’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안산점은 매각 후 오래된 점포를 허물고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경기 부천에 위치한 홈플러스 중동점 부지 역시 대우건설에 넘겨져 현재 폐점 후 오피스텔이 지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진행된 안산점 부지 매각 입찰에는 신영, 엠디엠, DS네트웍스 등 대형 부동산개발사 16개 업체가 참여했다. 신영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전이었으나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이에 화이트코리아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했다. 

당초 안산점 매각 대금은 1999년 240억 원에 매입 금액의 10배인 2000억 원 선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로 거론됐던 신영이 5000억 원 안팎의 거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화이트코리아 역시 그에 버금가는 입찰가를 제시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화이트코리아가 MBK의 부동산투기질 짝꿍이 돼 안산점 인수에 나선 것은 기업사냥꾼 MBK와 공범이 되기를 각오한 것과 다름없다”며 “이를 모르고 인수에 뛰어든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투기질에 놀아나지 말라”고 강력 규탄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또 폐점을 전제로 한 홈플러스 안산점 매각이 대량 실업 사태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안산점에는 직영 직원 218명에 외주·협력업체 직원과 입점업체 점주까지 포함하면 1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전국 홈플러스 중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이다. 

안산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규순 안산지회장은 “전체 직원과 가족까지 포함해서 3000여 명이 함께 사는 세상이 바로 안산점”이라며 “돈만 벌겠다는 탐욕으로 하루아침에 건물을 부수고 부동산 개발을 한다는 것은 끔찍한 노동자 죽이기”라고 분노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안산점 매각과 관련해 노조가 우려하는 실업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무기계약직 1만4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며, 2018년 동김해점과 부천 중동점 폐점 시에도 인력 감축이 없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사는 위기 국면 타계를 위해 다양한 경영 전략 방안을 검토 중이며, 유동성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정규직 인력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 일부는 화이트코리아를 방문해 인수 계획 철회 의향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화이트코리아가 개발 이익에 눈이 멀어 MBK의 공범이 되는 수렁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올 것을 진심으로 충고한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안산점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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