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개봉하는 영화 ‘조디악’과 ‘살인의 추억’

▲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
8월 15일 개봉을 앞둔 〈조디악〉은 일명 할리우드 판 ‘살인의 추억’으로 지칭된다.


한국과 미국이라는 전혀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영구 미제 사건, 여전히 잡히지 않는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사람들, 그리고 각기 명감독들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 졌다는 점 등이 유사하기 때문. 화제의 두 영화와 영화 속 사건을 비교해 본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vs. 샌프란시스코 연쇄살인사건: 미해결 연쇄살인사건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되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차례로 살해되었으나 범인을 잡지 못한 미해결 살인사건이다. 〈조디악〉으로 만들어진 샌프란시스코 연쇄살인사건, 일명 조디악 사건은 1966년부터 1978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37명의 피해자를 낸 사건이다. 화성 사건과는 달리 조디악 사건에는 두 명의 생존자가 존재한다.


범행대상: 불특정 다수에 대한 만행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희생자들은 모두 여자이며 모든 희생자들의 사체에서 성폭행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조디악 사건의 희생자들은 연관성이 없다. 2차에서 4차 범행까지 연인들을 노렸고 이중 3, 4차 범행에서 여자만 죽이고 남자는 살려두었다는 것 외에는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끔찍하다.


범인: 치밀함과 대담함


〈살인의 추억〉의 범인은 빨간 옷의 여자, 비 오는 날의 범행 등 사건의 연속성과 함께 지문이나 인체의 털 등을 절대 남기지 않는 치밀함과 더불어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를 라디오에 신청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조디악〉의 범인은 언론에 편지를 보내 자신을 잡아보라며 공개도전장을 던졌다. 이때 범인은 서명 대신 원 안의 십자가 모양인 황도 12궁 표시로 자신을 ‘조디악’이라 지칭했다. 편지를 쓸 때 오른 손과 왼손의 필체를 모두 사용해 일관된 패턴이 없었고, 범행 때와 평상시의 모습이 전혀 달라 늘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다녔다.


공권력의 무능: 조기검거의 가능성 차단


두 사건 모두 현장보존조차 되지 못해 초기수사에서 이미 범인추적에 실패해 연쇄살인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나았다. 뿐만 아니라 조디악 사건은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최고가 될 수 있었고 때문에 경찰은 혼자만이 공을 독식하기 위해 모든 정보를 덮어버리는데 급급했다고.


▲ 샌프란시스코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조디악’의 포스터.
유력 용의자: 잡힐 수도 있었던 범인


화성 사건 7차 범행이 일어난 당시, 용의자는 범행 후 버스를 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버스운전자는 보닛에 발을 올리고 담뱃불을 붙이려 했던 용의자의 행동을 기억하고 있었다.


조디악 사건도 총을 맞고 살아남은 첫 번째 생존자 마이크 마고는 180cm 정도 키의 30대 초반 백인남성을 목격했으나 당시 경찰들의 미흡한 조사로 용의자 사진을 확인하는 기본적인 조사 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2년 후 범인을 지목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선변호사가 개인적인 시간관계 상 마고의 증언을 거짓으로 정리했다.


두 사건 모두 목격자도 있고 용의자를 추격할만한 결정적인 단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수사진: 미치도록 잡고 싶은 사람들


두 영화 속 인물들은 그 수사방식과 이후 영향을 받은 모습들은 비교할수록 비슷하다.


김상경이 연기한 서태윤 형사는 사건과 관련된 모든 서류를 검토하며 실마리를 찾는 스타일. 〈조디악〉의 제이크 질렌할이 열연한 로버트 그레이스미스는 삽화가로 암호전문가도 풀지 못한 암호를 풀어내고 사건의 실마리를 잡는다.


송강호가 분한 박두만은 육감적 수사스타일의 지역토박이 형사로 수사를 진행하며 범인에 대해 점점 한계를 느낀다. 한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폴 에이브리는 타고난 능력으로 사건을 풀어가지만 무력함을 느끼며 폐인으로 치닫는다.


또한 조용구(김뢰하)는 적극적이고 의욕 넘치는 형사였으나, 사고로 인해 다리를 절단하고 수사에서 빠져야 했고 데이빗 토스키(마크 러팔로)는 결정적인 용의자까지 확보하는 등 의욕이 넘쳤지만 결국 불명예만 안은 채 사건을 잊어간다.


현재: 아직 수사는 끝나지 않았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2004년까지 총 180만 명의 경찰이 동원되고 3천여 명의 용의자를 대상으로 수사가 진행되었지만 끝내 범인을 잡지 못했다. 조디악 사건 역시 3천여 명의 용의자를 조사했지만 역시 잡지 못했다.

화성 사건은 2004년 15년 공소시효로 마무리됐고, 조디악 사건 역시 2004년 공식적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두 사건 모두 DNA감식에서 유력용의자와 다르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여전히 수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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