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감면 8월 말 종료…9월부터 다시 ‘원상복귀'
인건비 줄이기·재고 판매…임대료 메꾸기 ‘역부족’
SM면세점 결국 ‘철수’ 결정…대기업은 ‘협상 중’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면세업계와 공항공사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SM면세점이 연장 영업 및 재입찰을 포기하고 영업 철수에 나섰다. 텅 빈 인천공항. ⓒ시사포커스DB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면세업계와 공항공사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SM면세점이 영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산한 인천공항.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점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면세업계와 공항공사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SM면세점이 연장 영업 및 재입찰을 포기했다. 유례없는 관광절벽 사태 속 가장 높은 고정비용인 임대료가 협의되지 않는다면 대기업 면세점들도 결국 철수를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M면세점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제1여객터미널 연장 영업과 재입찰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공항 입·출국객 수와 현 지원정책으로는 경영악화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이는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계약 만료를 한 달 앞둔 시점이다. 

김태훈 SM면세점 대표는 “코로나19 회복이 지연되고 이는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공항 임대료는 인천공항에 운영을 집중하는 기업으로서 현 상황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중소·중견 면세점만의 고충은 아니다. 대기업 면세점인 롯데, 신라 등도 영업 연장 등을 놓고 인천공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1개월 단위 계약 체결 및 품목별 영업요율 감면 등을 공항공사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연내 여객 수요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와 신라는 지난 3월 입찰을 통해 인천공항 1터미널 DF3·DF4(주류·담배), DF7(패션·기타) 구역 새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높은 임대료 부담에 사업권을 포기했다. 후속 사업자 선정이 이뤄지지 않게 되면 인천공항 면세점에 공실이 발생하게 된다.

공항 측은 재입찰 대신 기존 운영자인 신라(DF4)와 롯데(DF3)에게 운영을 맡아줄 것을, SM면세점에는 DF8 구역을 연장 운영해 줄 것을 제안했다. 롯데와 신라는 협상 후 결정을, 중견면세점인 SM면세점은 철수를 택했다. 

대기업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철수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않았다”면서도 “임대료 관련 절충 사안을 담아 공항 측에 의견을 제출했으며 협상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수익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이용객은 1077만4478명으로 전년 동기(3554만7239명) 대비 약 70% 줄었다. 항공기 운항 역시 53% 감소했다. 이에 공사는 상반기에 공사채와 기업어음 5300억 원을 발행하기도 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본지에 “SM면세점에는 당초 계약서 특약조건에 후속사업자 선정전까지 연장운영 가능토록 돼 있어 이에 대한 의사를 타진하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료 조건을 매출 연동 영업료 조건으로 바꿔주고, 매장 오픈 및 영업시간에 대해 탄력적 운영도 가능토록 했다”며 “사업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으나 SM면세점 측이 연장 영업 의사가 없음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면세점은 현재 매출이 90% 이상 감소하며 사실상 ‘제로’ 상태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주 3~5일제 및 무급휴직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는 높은 임대료에 비하면 아무 영향이 없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최근 시행하고 있는 면세품 재고 판매 역시 임대료를 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가장 높은 고정비는 임대료”라며 “정부에서 얘기한 임대료 감면 유예기간은 8월 말까지인데 이후에는 다시 기존 금액으로 임대료를 지불해야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는 만큼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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