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준중형 SUV 전기차 출시…“뛰어넘기 어려운 벽 존재 할 것”
산은 회장 쌍용차에 '사즉생' 강조…업계, "체질개선 및 전기차 집중 등 필요"

쌍용자동차 ⓒ시사포커스DB
쌍용자동차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쌍용차가 산은의 대출 만기연장으로 급한 불은 우선 껐지만 향후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능력에 대한 의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설령 정부지원이 있더라도 현재 쌍용차 전략으로는 생존 자체가 불투명 하기 때문에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불과하고 전향적인 출구전략이 필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은 6일 쌍용자동차가 7월 중 갚아야 할 대출 900억 원의 만기를 연말로 미뤘다. 올해 갚아야 할 돈 3899억 원의 총량은 줄지 않았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끈 셈. 금융업계에서는 지난달 외국계 금융기관 대출 일부상환 및 만기연장에 따라 산은도 7월 대출금 만기를 연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조치에도 쌍용차의 미래 성장동력과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가에서는 탈 탄소를 내세우면서 내연기관자동차 시장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쌍용차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미진했고 향후 출시될 신차도 타 완성차 업체와의 경쟁도 치열해 13분기 연속적자 기록이 개선될 가능성을 쉽게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다.

쌍용차는 지난달 25일 평택공장을 공개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자리에서 신차 연구개발 현황을 밝혔다. 쌍용차는 2021년 초 첫 준중형 SUV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2년에는 레벨3 자율주행차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1~2종의 신차를 출시해 2025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완성하고 자생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정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뒤늦게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고 해서 경쟁력이 살아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세계 완성차 업계는 차근차근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춰오면서 탈 탄소 사회에 맞춰 준비해왔지만 친환경차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쌍용차가 가격과 성능면에서 내연기관 SUV경쟁력만으로 뛰어넘기 어려운 벽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차 경쟁력 문제 만이 아니라 내연기관에서의 쌍용차 경쟁력 약화는 최근 판매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는 내수에서 17만6468대를 판매하며 작년 동월 대비 41.2%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르노삼성은 80.7%, 한국지엠은 61.5% 판매성장률을 기록했고 기아차는 41.5%, 현대차는 37.2% 판매를 늘렸다. 쌍용차는 18.6%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쌍용차 수출량도 지난달 435대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79.8%의 하락했다.

쌍용차의 모회사인 마힌드라그룹은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쌍용차 지분매각 의사를 보였지만 투자자 물색으로 선회하며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상증자가 향후 미래 투자에 쓰이기 보다는 현재 자금난을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투자자를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17일 쌍용차 노사에게 "돈만으로는 기업을 살릴 수 없다"며 사업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즉사, 사즉생’을 인용하며 "쌍용차 노사는 살려고만 할 뿐"이라며 "다양한 자료와 검토보고서를 놓고 지속·생존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노사의 노력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산은은 이날 그동안 설왕설래 했던 쌍용차는 '기안기금 지원대상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근로자만 5000여명에 달하고 부품협력사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불어나다보니 정부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지만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후 대주주의 고통분담 없이 지원 불가 원칙 때문에 지원이 쉽지 만은 않다”며 “하지만 정부 지원 없이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에는 요원해 보이는 바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쌍용차가 체질개선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한 매체에 쌍용차와 관련해서 "내연기관차에 대한 소모적 생산과 판매를 지속한다면 쌍용차에 대한 지원은 의미가 없으며 근본적 전략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쌍용차 독자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중소기업과 손잡고 전기차 분야에 집중해 태동기인 전기차 분야로 특화해 나가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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