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6년간 유통비용 프로판 31.9%·부탄 44.8%↑”
“SK·E1 담합 시정명령에도 업체끼리 가격 눈치 보기 여전”

LPG가 국제 가격 등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6년간 꾸준히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소 가격과 정유사 가격 차액 추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LPG가 국제 가격 등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6년간 꾸준히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소 가격과 정유사 가격 차액 추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국내 411만 가구가 취사 및 난방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민 대중 에너지원 LPG가 국제 가격 등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6년간 꾸준히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LPG 가격이 kg당 55~60원 인상된데 이어 이달에도 17~20원 범위에서 상승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또 LPG 국제 가격 변동이 소비자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국제거래 정보가 충분히 공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판매소 가격과 정유사 가격 차이 추이는 평균 38.4% 상승했다. LPG 유통단계는 생산국에서 수입사(정유사), 충전소, 판매소, 소비자 순으로 이어지는 4단계 유통구조로 이뤄져 있다. 

프로판은 지난 2013년 873원에서 지난해에는 1151원으로 31.9% 인상됐다. 부탄은 701원에서 1016원으로 44.8% 올랐다. 반면 수입사들이 국내 LPG 가격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국제 가격(CP)은 같은 기간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국제 가격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하락세를 탔고 2018년까지는 상승세를 타다가, 지난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판매소 가격과 정유사 가격 차이는 변함없이 상승곡선을 유지했다. 

협의회는 LPG시장 점유율이 SK가스와 E1 두개의 수입사가 72%를 차지하는 등 과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영업이익 상승에도 가격 경쟁이 활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4년간 양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각각 2.4%p, 2.8%p 증가하며 영업성과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6월 SK가스가 55원 인상을 결정하자 E1도 곧이어 가격 인상에 합류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수입사 두 업체를 포함한 국내 6개 LPG 정유사들은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LPG 판매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며 “현재까지도 LPG 시장 안정화라는 명분하에 가격 눈치 보기 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LPG 수입사는 국내 가격 결정 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사가 매월 고시하는 국제거래가격을 기준점으로 인상·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최근 6년간 사우디아라비아산 수입 비중은 15.6%에서 0.7%로 하락한 반면, 미국산 비중은 2013년 1.6%에서 2019년 93.3%로 대폭 늘었다. 미국산 가격은 사업 보고서 ‘주요 원재료 및 가격 변동 추이’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국내 LPG 시장이 과점인 상황에서 소비자는 수입사가 공시하는 CP가격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복잡한 유통단계 속에서 매년 상승하는 비용을 감내하고 있다”며 “LPG 수입가격이 정확하게 공시되며 과다한 유통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에너지 당국의 지속적 감시 및 정책 변화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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