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출신 586도 강남 아파트에 집착
-이념보다 돈을 더 믿는다
-정치인과 관료도 강남 집 팔지 않아
[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청주 아파트를 팔고 강남 아파트를 소유하기로 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결정을 거론하며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정치인과 관료도 강남집을 팔지 않는 세태를 꼬집었다.
원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주 아파트를 팔고 강남 아파트를 소유하기로 한 결정 때문에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시작한 뒤 " 노실장이 청와대 참모들에게 다주택자는 한 채만 남기고 팔라고 강하게 주문한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강남 집값 잡겠다는 정치인과 관료도 강남 집을 팔지 않는 것입니다."라며 "운동권 출신 586도 강남 아파트에 집착합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솔직히 이념보다 돈을 더 믿는 거죠. '강남불패'의 시그널이 정권 핵심에서 나온겁니다"라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이어 "저는 강남은 커녕 서울에 집이 없습니다. 제주도에 지금 '사는 집' 한 채 있습니다. 공적 일을 하는 정치인이 말과 행동이 다르면 안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의 기본자격이 '솔선수범'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라며 "아내도 저와 생각이 같습니다. 제 아내는 의사입니다. 왜 유혹이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공인이 부동산으로 돈버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믿었습니다."라고 주택과 부동산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제주도에서 태어났으며, 중학교 때 전기가 들어왔다고 알리고, 부모님은 아직도 그곳 단칸방 집에 살고 있다고 했다.
또한 대학 입학 후에는 대학가 산동네와 구로공단, 인천공단 근처 월세 자취방을 전전했으며, 1993년 결혼하고 삼선교 반지하방에서 전세로 신혼을 시작했다면서 2000년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역구인 목동 아파트 전세를 얻었고, 그뒤 2002년 전세값이 너무 올라 할 수 없이 융자를 끼고 주상복합아파트를 샀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생애 첫 내 집이었습니다. 2014년 제주도지사에 출마하면서 그 집을 팔고 고향 제주도로 갔습니다. 팔지 말라는 조언도 많았지만 조금도 고민하지 않았습니다"라면서 "도지사 관사가 너무 크고 화려해 어린이도서관으로 용도를 바꾸고 저는 자비로 지금 사는 집을 샀습니다. 그 집 말고는 토지도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집 없는 사람의 불안, 내집 마련의 꿈조차 포기하는 청년 세대의 좌절에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덧붙이면서 "대다수 국민이 집에 집착하고 청년 세대가 절박한 심정으로 '영혼까지 끌어와서' 부동산 투자하는 걸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라며 "정치인과 관료들도 그러는데 말입니다"라고 한탄했다.
원 지사는 앞으로도 집은 사는 곳을 빼고는 다른 부동산은 갖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강남 아파트 가진 정치인 되지 않겠습니다. 부동산 정책을 말하려면 저부터 실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며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