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일자리 상황판 어디로 갔나? 청년실업률 10.2%, 청년체감실업률은 26.3%로 역대 최고
2040세대가 알아야 할 일자리 역주행 정책...최저임금, 주 52시간제, 탈원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민간부채는 3,866조원으로 GDP 대비 201.1%...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빚 공화국’ 됐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 펑펑 쓰기’는 세금 인상으로 이어져...법인세 소득세 부동산세 이어 증권소득세까지
다수의 2040세대 ‘경제가 곧 정치’임을 모른다...안타깝게도 현명한 소수의 2040세대가 피해자 될 듯

2020년 상반기는 코로나19가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을 덮어준 6개월이었다. 재난지원금 등 ‘재정(세금) 펑펑 쓰기’로 집권여당은 4.15총선에서 압승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상임위원장도 독식했다. 집권세력의 질풍노도 속에서 반대 목소리는 줄어들고, 대한민국이 처한 진짜 실상은 가려졌다. 지금 대한민국의 좌표는 어디쯤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문재인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일자리 공화국’을 표방했으나, 실제로는 ‘실업공화국, 빚 공화국, 세금공화국’을 만들었다. 실업과 빚, 세금을 크게 늘린 삼고(三高) 불황을 실천한 것이다. 숫자를 통해 차근차근 살펴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직후인 2017년 5월24일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었다. 본인이 직접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일자리로 시작해 일자리로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를 보면 올해 5월 실업률은 4.5%, 청년실업률은 10.2%(42.6만 명), 청년체감실업률은 26.3%로 모두 1999년 통계작성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러다보니 청와대는 처음 몇 달을 빼고는 대통령 집무실의 일자리 상황판을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진실을 애써 외면하는 것이다. 그래도 대통령과 여당 지지층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열심히 노력 하신다”고 용비어천가를 불러댄다.

일자리창출은 위해 과연 어떤 일을 했을까? 실상은 일자리 없애기에 매진했다.

요즘 조그마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을 하는 분들은 한결같이 “과도한 최저임금과 엄격한 노동규제로 종업원을 뽑기가 겁난다. 차라리 외주를 주는 게 편하고 그게 곤란하면 단기 알바를 쓴다.”고 말한다. 그러니 청년들은 알바 자리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최근 홍콩보안법 문제로 불안해하고 있는 현지 금융기관들을 서울로 유치하자는 얘기가 오간 모양이다. 수요 조사를 했더니 “외국계 금융사들이 주 52시간을 지키며 일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모두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청년들은 외국계 금융사의 고소득 일자리를 가는 게 아예 봉쇄당하는 형국이다. 사실 주 52시간제는 대기업 정규직에게는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했을지 몰라도, 중소기업 다니는 사람이나 비정규직은 오히려 소득이 줄어 ‘저녁을 굶는 삶’이 된 측면이 강하다. 주 52시간제로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자료는 보지 못했다.

탈(脫)원전으로 국내 원자력 생태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던 원자력 분야는 나름 상당한 소득을 보장하는 좋은 일자리다. 문재인 정부는 그걸 없앴다. 탈원전 2년 만에 7조원의 매출이 줄고 경남에서만 3.3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정부 용역보고서도 있다.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보고 많은 언론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공정 이슈와 충돌했다고 해석했다. 그렇지만 진짜 핵심 원인은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 부족이었다. 양보와 배려, 즉 인심은 곳간에서 나온다. 좋은 일자리가 줄어드니 ’좁아진 취업문‘을 향해 필사적으로 뛰게 되고, 그런 상황에서 청년들의 취업선호도 1위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불공정한 일이 생겼으니 그리들 분노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전력 등 많은 공기업들은 문재인 정부의 지침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나섰고, 그 결과 정규직 취업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그게 청년 취업을 더욱 어렵게 한 측면이 있다.

사업이 잘 되지 않고 실업자가 되어도 먹고는 살아야 한다. 당장 살아남기 위해서는 빚을 내야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민간신용(대출·채권 등) 비율은 올 3월 말로 3866조원에 이르러 GDP 대비 201.1%를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통계를 내는 주요 43개국 평균(156.1%, 2019년 말 기준)보다 45%포인트나 높다. 한마디로 ‘빚 공화국’이다. 개인들의 부동산 담보대출이 많은 데다, 산업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해 빚으로 연명하는 기업이 늘어난 탓이다.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다급해진 자영업자들이 빚을 내고, 기업들도 현금 확보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사태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최대 76만 가구가 파산하고 절반 넘는(50.5%) 기업이 이자 낼 만큼도 돈을 못 버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도한 가계·기업 부채는 그 자체로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린다. 기업과 개인이 파산해 은행이 부실해지면 금융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나라가 나서야 하고 그걸 외환위기 때 중장년층은 똑똑히 목격했다. (2030세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제대로 경고조차 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세금 쓰기의 달인’이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 “곳간에 있는 작물들을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린다”는 명언을 남겼고, 그게 현 정부의 재정에 대한 철학이다. 고민정 의원은 나중에 “맥락을 봐 달라”고 했지만, 곡물은 썩을지 몰라도 나라 재정은 곳간에 놔두면 절대 썩지 않고 오히려 투자수입을 거둘 수 있다.

재정은 끝없이 나오는 화수분이 아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재정을 뒷받침하려면 세금을 더 걷는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법인세 인상(최고 25%). 개인소득세 인상(최고세율 42%), 부동산세 인상에 이어 이제는 증권소득세 도입까지 추진 중이다. 그러면서 반드시 한마디는 빠뜨리지 않는다. “증권거래세는 현행 0.25%에서 3년 후에 0.15%로 내리고, 증권소득세는 주식투자자의 상위 5%인 30만 명에게만 부과된다”고. 전형적인 95% 대 5% 구도로 ‘돈 버는 사람 미워하기’의 정책적 효과를 노렸다. 증권관련 세금을 올리면 자본이 빠져나가 오히려 시장을 망가뜨린다는 외국 사례(대만과 스웨덴 등)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 철저함도 보였다.

통계청은 30일 ‘5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면서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5포인트로 1999년 1월 이후 21년4개월 만에 최저치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좋아진다는 소식도 없다.

‘실업공화국, 빚 공화국, 세금 공화국’을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밀물은 모든 배를 띄운다’는 말처럼 경제를 살리는 수밖에 없다. 경제를 살려 일자리가 늘고 소득이 늘면 해결된다. 경제는 민간이 살린다. 정부가 각종 간섭(투자규제, 토지규제, 노동규제, 환경규제 등)을 줄여야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거기서 일자리가 늘어난다.

문재인 정부는 안타깝게도 계속 민간에 대한 간섭을 늘려왔고 지금도 그런 방향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러니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이러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많은 2040 세대’가 잘한다며 지지를 보낸다. 자신들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소득은 줄며, 빚은 늘어나고, 무엇보다 집 마련도 못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2040세대는 ‘정치가 곧 경제이며 경제가 곧 정치’라는 명제를 모르는 것 같다. 좋은 정치는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인데, “우리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라는 실력 없는 자들의 ‘뜬구름 잡는 구호’에 그냥 넘어간다. 그러다 보니 ‘일자리, 소득, 빚, 집 마련’ 등의 문제에서 자기 발등을 찍는 ‘자업자득’을 열심히 실천중인 것 같다. 공부도 하지 않고 생각도 하지 않는 모양새다. 답이 없다.

한 가지 진짜 안타까운 사실은 2040세대 가운데 소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다수의 무지몽매함’에 따른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그들의 운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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