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음료 잘못 나왔다”며 직원에게 욕설·멱살
점장, 직원 보호 대신 고객에게 사과할 것 지시

스타벅스 직원이 고객에게 욕설과 멱살을 잡히는 등 폭행을 당했으나, 점장이 되레 직원에게 “고객에게 사과해라”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스타벅스 직원이 고객에게 욕설과 멱살을 잡히는 등 폭행을 당했으나, 점장이 되레 직원에게 “고객에게 사과해라”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스타벅스 직원이 고객에게 욕설과 멱살을 잡히는 등 폭행을 당했으나, 점장이 되레 직원에게 “고객에게 사과해라”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에펨코리아 등 커뮤니티에 따르면 한 스타벅스 직원 A씨는 블라인드 게시판에 “저는 오늘 고객을 고소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고객이 라떼 두 잔을 주문하자 ‘따뜻하게 톨사이즈 2잔 맞으세요?’라고 주문을 확인했다. 그러나 음료가 나온 뒤 고객은 ‘한 잔은 아이스였다’며 직원에게 화를 냈다. 

A씨에 따르면 ‘고객님이 따뜻한 거 두 잔 시키셨어요’라고 대답하자 해당 고객은 그때부터 욕설을 시작했다. 새로운 음료를 제공했음에도 해당 고객은 ‘너 같은 거 가만히 안두겠다’, ‘책임자 나와라’라며 소리를 질렀다. 

위협적인 욕설이 오가자 A씨는 ‘욕하시면 녹음을 할 수밖에 없다’고 고지하고 녹음을 시작했다. 그러자 고객은 휴대폰을 뺏어 녹음된 앞부분을 지우고 부수려 했으며,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A씨는 멱살을 잡혔다. 

쉬는 시간이 끝난 점장이 내려오자 고객은 ‘사과를 받아야겠다. 나는 주문을 제대로 했는데 자기가 잘못해놓고 사과도 안 한다. 나는 화가 나서 욕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고객 또 이미 어느 정도 마셔버린 음료를 돌연 안 마시겠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손에 묻은 음료를 닦은 냅킨을 A씨를 향해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A씨를 좌절하게 한 것은 바로 점장의 태도였다. 점장은 고객으로 인한 갈등 발생 시 응대자를 현장 배제하는 매뉴얼이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A씨를 현장에 세워뒀다. 나중에는 고객에게 사과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고객들도 ‘그만 좀 해라, 여기 사람들 줄 서 있는 거 안 보이냐’고 말하자 점장은 A씨를 포스로 보내 주문 응대를 받게 했다. 

A씨는 “그 광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고객들의 눈을 하나하나 쳐다보며 주문을 받게 했다”며 “수치스럽고 자괴감이 들었지만 책임감 때문에 끝까지 포스를 봤다”고 말했다. 

점장은 A씨에게 “여기 다니면 다 그런 거 아니냐, 이번 일을 계기로 너의 서비스 마인드를 돌아봐라”라고 말했다. 퇴근 후 카카오톡을 통해서 억울함을 호소하자 “고객이 본사에 너의 태도를 문제 삼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근무 중인 파트너를 전혀 보호하지 않는 매장 책임자들의 태도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대로 참고 넘어가게 된다면 ‘직원에게 욕설 폭행을 하더라도 아무 일 없더라’라는 경험이 생긴 고객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내 권리는 내가 찾을 것이고 그 고객이 저에게 가만 안 두겠다고 했기에 나 역시 끝까지 갈 것”이라며 고객을 고소했음을 밝혔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포스 기계에 녹음기를 설치해야 한다’, ‘아직도 저런 갑질을 하는 고객이 있나’,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점장도 같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본지에 “고객 불만 응대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내부적으로 확인 중에 있다”며 “해당 파트너가 수사 기관에 의뢰한 사안에 대해 행정적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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