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과로사 위협과 중량물로 인한 육체노동 심각”
대형마트 지휘 받지만 개인사업자 취급…권리 보장 없어
더민주 을지로위원회 “배송기사들 처우 개선해야…”

홈플러스안산지회 김규순 지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국회의원들에게 매장을 안내하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안산지회 김규순 지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국회의원들에게 매장을 안내하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확장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이 식사·휴식 시간도 없이 주 60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오전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과 마트산업노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의 실태를 알아보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자 홈플러스 경기 안산점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원, 이동주 국회의원, 서영석 국회의원, 박영순 국회의원, 송옥주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또 서비스연맹과 마트노조 소속 홈플러스지부, 온라인배송지회, 홈플러스안산지회까지 총 3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홈플러스 안산지회 김순규 지회장의 안내에 따라 매장 내부를 순회했다. 이후 매장 후방 및 물류 출고장으로 이동해 주문부터 출고까지의 과정을 안내하며 배송노동자들의 고충을 토로했다. 과도한 중량물과 합배송으로 노동자들이 과도한 육체노동과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 있음을 알렸다. 

김 지회장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최저임금을 받으며 힘겹게 일하고 있”며 “온라인주문 물품을 피킹하는 이커머스 직원들은 무거운 트레이를 밀며 하루 3만 보 이상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배송지회 이수암 지회장이 물류출고장에서 배송노동자들의 작업현장을 안내하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 이수암 지회장이 물류출고장에서 배송노동자들의 작업현장을 안내하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현장방문을 마친 참가단들은 교육장에 모여 간담회를 진행했다. 배송노동자 들은 하루 1000kg에 가까운 상품을 배송하는 고된 노동 속에 아프거나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본인이 용차비용을 지불하며 쉬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정민정 마트노조 사무처장이 배송기사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최근 2개월 동안 근무로 사고로 다치거나 질병을 경험한 사람은 80%였다. 아픈데도 나와서 일했다는 응답은 85.%에 달한다. 아파서 출근하지 못해 지불한 용차 비용 평균은 무려 48만 원이었다.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물량에 몸이 부서져라 일했는데 돌아오는 건 홈플러스의 일방적인 운송료 삭감”이라며 “배송노동자들은 을 중의 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대형마트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을 하면서도 개인사업자 취급을 당해 노동법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며 “부당한 계약과 불합리한 처우에도 해고에 대한 두려움으로 항의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호소했다.

온라인배송지회는 운송사에 교섭 요구했지만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지회는 모든 마트의 배송노동자들과 함께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쟁취를 위해 투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우원식 의원은 “비정규직 문제에 이어 간접고용, 특수고용문제까지 불완전 고용문제가 확대되고 있고 오늘 방문한 배송기사는 간접고용에 불법파견문제까지 있는 듯하다”며 “근로기준법, 비정규직법, 모든 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향후 노동자성을 확장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위장자영자를 규율할 노동시장 질서 수립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조합 활동 보장 ▲사회안전망 확대 적용 ▲근로자성 인정을 통한 4대 보험 적용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 제도 개선 등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대형마트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하나도 보장받고 있지 못한다”며 “이제는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이들의 노동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하자. 그 과정에 서비스연맹과 마트노조, 을지로위원회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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