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단체 교섭 中…인상률 놓고 갈등
노조 “임금에 대한 어떠한 제시도 없어”
사측 “유통업 어려워…절충안 마련해야”

지난 11일 진행된 홈플러스와 노동조합 간 6차 임단협 교섭.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지난 11일 진행된 홈플러스와 노동조합 간 6차 임단협 교섭.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오프라인 유통 불황과 코로나19로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홈플러스가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도 불협화음을 내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15일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이하 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1일 진행한 202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6차 교섭을 통해 기본급 18.5% 인상과 근속연수에 따른 보상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임금협상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는 상태다.

노조에 따르면 이들의 현재 기본급은 약 176만 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이다. 노조의 요구대로 18.5%가 오를 경우 최저임금 만원 수준으로 인상되는 셈이다. 단체협약으로는 매각과 폐점, 구조조정 등이 진행될 경우 직원들의 고용문제와 근로조건 등을 노조와 논의해달라는 요구 등이 담겼다. 

노조 관계자는 본지에 “지난해 7월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처음 하는 교섭인데 보통의 정규직 직원들이 받는 복지와 복리후생, 승진, 인사 등이 정리돼 있지 않아 임금 인상과 근속연수에 따른 보상 등을 대표적으로 요구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회사도 힘든데 임금 인상 요구가 과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도 있으나, 요구안을 받아들일 경우 정규직 직원의 기본급은 209만 원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측은 두 달 가까이 진행되는 교섭에서 단 한차례도 임금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는 이에 임금 협상에 변화가 없는 임단협을 언제까지 진행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져있다. 이틀 후 진행될 7차 교섭에서도 입장 변화가 없다면 최악의 경우 교섭이 결렬될 수 있어, 이번 주가 노사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관계자는 “사측에서 전체적인 틀에서 입장을 먼저 제시해 줘야 노조도 요구를 줄이고 양보하는 수정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인데 임금에 대해서는 답을 줄 수 없다고만 한다”며 “회사가 차기 교섭에서도 임금에 대한 입장 변화나 어떠한 제시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 교섭에 대한 타협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유통업계가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20%에 가까운 임금 인상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본지에 “협상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절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마트산업 침체와 코로나19 확산 등 여파로 5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회계연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9% 감소한 7조3002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39% 감소한 1602억 원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는 임단협 외에도 폐점을 앞두고 있는 점포 근로자들과 온라인배송지회와의 마찰도 겪고 있다. 운영사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경기 안산점과 대구점, 대전 둔산점을 매각한다고 밝히자 근로자들은 대량 실업 사태를 우려,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온라인 배송기사들을 중심으로 모인 온라인배송지회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과로와 과도한 중량물로 인해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운송사와 홈플러스를 상대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노조 간부가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당했다며 홈플러스 안산점과 본사, 운송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정규직 인력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노조 간부 계약 해지의 경우 당사의 판단이나 결정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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