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불황에 2월 코로나19 영향까지 ‘이중고’
매출 4.7%↓…손상차손 비중↑ 당기순손실 5322억 원
올해 3개 점포 유동화 검토 ‘All-라인’ 중심 세대교체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FY2019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9% 감소한 7조3002억 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FY2019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9% 감소한 7조3002억 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홈플러스가 오프라인 유통시장 불황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이중고를 겪으며 지난해 회계연도(FY2019) 매출이 감소했다.

12일 홈플러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FY2019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9% 감소한 7조300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39% 감소한 1602억 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측은 지속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불황과 코로나19로 인한 객수 감소 등이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3사 중 유일하게 코로나19로 인한 객수 감소가 가장 심각했던 지난 2월 실적이 FY2019 성적표에 반영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영업비용으로 처리됐던 운용리스 비용이 올해부터 변경된 새 회계기준으로는 영업 외 비용(이자비용)으로 적용됐다”며 “‘신 리스 회계기준(IFRS16 Leases)’ 미적용 시 영업이익은 1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에 반영되지 않는 이자비용은 당기순손익에 영향을 줬다. 신 리스 회계기준에 따라 리스료가 부채로 설정되면서 무형자산, 사용권 자산 등에 대한 손상차손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홈플러스의 FY2019 당기순손실은 5322억 원으로 악화됐다.

이는 점포 임차료 상승과 매출 하락으로 인한 이익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몰(Mall) 사업부문에서 자영업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임대료를 인하한 여파도 반영됐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홈플러스 매장 내 임대매장 입점 점주들을 대상으로 임대료 일부(혼합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올해 전반적인 상황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유통규제, 이커머스 성장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 특히 매년 3월 연중 가장 큰 행사인 창립기념 프로모션도 올해는 진행하지 못했다. 

홈플러스는 이 같은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3개 내외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를 진행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전통적인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과감히 탈피하고 ‘올라인(All-Line)’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다각화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부진 점포에 대한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온라인 성장 여력이 낮은 점포를 과감히 유동화해 재무구조 개선과 신규 사업에 재투자하겠다는 것”이라며 “실제 온라인사업은 FY2020이 시작된 올해 3월 이후 30%대 신장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또 올라인 중심 사업 전략에서도 ‘사람은 안고 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2만2000명 전체 직원 중 99%가 정규직인 만큼, 오프라인 점포가 폐점하더라도 온라인 등 주력 사업부서나 타 점포로 전환 배치해 정규직 직원으로서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이미 지난해 7월 무기계약직 직원 1만4283명 전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자회사 설립이나 직군을 신설하지 않고 기존 정규직 직급인 ‘선임’으로 발령을 내기도 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침체기이지만 홈플러스의 장점을 강화한 올라인 사업 전략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라며 “특히 사람만큼은 안고 간다는 방침에 따라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없이 2만2000명의 홈플러스 식구들의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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