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인 “확진자 나왔어도 근무…온 가족 감염”
“방역 본 적 없어…방한복·안전화 돌려 사용” 주장
앞서 시민단체도 쿠팡 대표 고발 ‘위기관리 미흡’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근로자가 회사의 안일한 대처로 온 가족이 감염됐다며 국민청원을 통해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청원 캡처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근로자가 회사의 안일한 대처로 온 가족이 감염됐다며 국민청원을 통해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청원 캡처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근로자가 회사의 안일한 대처로 온 가족이 감염됐다며 국민청원을 통해 사과를 요구했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쿠팡의 코로나 확진자 은폐로 남편이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시작됐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 12시 기준 2564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자신을 쿠팡 부천 신선센터에서 근무하는 40대 주부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4일 자신이 일하는 센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관리자는 몇몇 직원을 호명해 검사를 받게 했을 뿐 나머지 직원들에게는 일을 계속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검사 대상자로 호명되지 않았지만 이틀 후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했다. 딸과 남편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남편은 합병증으로 인한 심정지와 급성호흡부진으로 큰 병원에 이송돼 치료 중이다. 청원인은 시댁 식구가 몸이 좋지 않아 남편을 곁에서 챙겨줄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물류센터 복도에 방한복이 쌓여있는 사진을 커뮤니티인 네이트 판에 올리기도 했다. ⓒ네이트 판 캡처
청원인은 물류센터 복도에 방한복이 쌓여있는 사진을 커뮤니티인 네이트 판에 올리기도 했다. ⓒ네이트 판 캡처

청원인은 확진자가 나온 후에도 일을 시키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쿠팡의 안일한 대처와 패쇄적인 행태가 이 같은 사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로자들은 모두 방한복과 안전화를 돌려 사용하며, 근무하는 동안 소독 및 방역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폭로했다. 청원인은 실제 물류센터 복도에 방한복이 쌓여있는 사진을 커뮤니티인 네이트 판에 올리기도 했다.

청원인은 “삶의 최전선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근로자들에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마저 무너뜨리는 쿠팡으로부터 저와 제 가족을 지키고 싶다”며 “회사는 131명의 확진자와 가족에게 분명한 사과와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쿠팡의 초기 대응 실패가 연쇄 감염을 초래했다는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로부터 김범석 쿠팡 대표가 검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확진자가 나온 뒤 직원들에게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진단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소비자에게는 검사와 자가 격리 안내를 하지 않았다”며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물으니 쿠팡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나 부천시 당국에서 별도 지시가 없으면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는데 이는 국민 안전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떠넘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본지에 “국민청원과 관련해서 사안을 파악 중에 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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