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2천만 회원 자랑하는 ‘미니홈피’ 사이트
스마트폰·SNS 등장에 경영난…사업자등록증 말소
국세청 직권 폐업…‘사진·동영상 백업’ 요청 이어져

한 때 2000만 명 가입자를 자랑했던 토종 SNS ‘싸이월드’가 국세청에서 폐업처리 된 것으로 나타났다. ⓒ싸이월드 홈페이지
한 때 2000만 명 가입자를 자랑했던 토종 SNS ‘싸이월드’가 국세청에서 폐업처리 된 것으로 나타났다. ⓒ싸이월드 홈페이지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한 때 2000만 명 가입자를 자랑했던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가 국세청에서 폐업처리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과거에 게시했던 사진과 동영상을 백업(자료 복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5일 국세청 홈택스에 싸이월드 사업자등록번호를 조회하면 지난달 26일 폐업한 사업자로 조회된다. 이는 싸이월드 자진 폐업이 아닌 국세청이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사업자 등록을 말소시킨 직권 폐업으로 알려졌다. 부가가치세법에 따르면 사실상 폐업 상태거나 과세기간동안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에 관할 세무처장이 사업자등록증을 회수할 수 있다.

사이트를 폐지할 때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폐지 예정 15일 전까지 사실을 알려야한다. 그러나 과기부는 싸이월드로부터 폐지 신청을 받지 않았다. 이에 과기부는 전날 오후 송파구 방이동 본사를 찾아 임대료 체불 사실 등을 확인하는 등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싸이월드는 도메인 만료 시점이 지난해 11월로 알려지며 한 차례 서비스 중단설이 불거진 바 있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이를 올해 11월로 1년 더 연장하고 서비스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혀 서비스 종료 우려를 일축시켰다. 그러나 만료 시점을 5개월 남겨놓고 결국 폐업 수순을 밟게 됐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이트가 폐지되면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는 지체 없이 파기된다. 사용자들이 게시한 사진이나 동영상들도 사라질 예정이다. 현재 싸이월드 홈페이지에는 로그인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싸이월드 사진을 복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청원 글이 게시되고 있다. 사이트가 불안정하던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총 4개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들은 “누구에겐 사진첩이며 일기장이자, 자녀의 성장앨범인 싸이월드”, “송두리째 소중한 내 청춘의 여러 페이지를 잃어버리게 될까 노심초사”,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올린 사진이 너무 많아 사진을 백업할 수 있게끔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였던 ‘다모임’ 역시 2009년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종료하며 이용자들의 사진이 사라진 바 있다. 이 같은 경험이 있던 누리꾼들은 싸이월드의 사진마저 찾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한편,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미니홈피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인수했다가 2014년 분사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에 이용자들을 뺏기며 임금을 체불하는 등 경영난을 겪었다. 이후 뉴스서비스 및 스위스 상장을 추진하는 등 재기를 노렸으나 결국 폐업 위기에 놓였다. 2015년에 방명록 백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사진 백업은 서비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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