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 실리콘 소재 사전리튬화 전처리 기술 개발
“논문 발표 소식에 전기차 완성 업체에서 관련 기술 검토 문의 오기도”

실리콘계 음극 사전리튬화 전처리 기술 개발에 성공한 KIST 이민아(왼쪽), 홍지현 박사 ⓒKIST
실리콘계 음극 사전리튬화 전처리 기술 개발에 성공한 KIST 이민아(왼쪽), 홍지현 박사 ⓒKIST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흑연 음극소재보다 전지용량이 4배 이상 큰 실리콘기반 음극 소재 상용화 기술이 개발되면서 전기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신기술연구소 에너지저장연구단의 이민아·홍지현 박사 공동 연구팀은 그동안 실리콘계 음극 소재의 사전리튬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초기 리튬 손실, 안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리튬유기분자 용액과 이를 활용한 전처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한 용액에 전극을 5분 정도 담그기만 해도 전자와 리튬이온이 음극 구조 내부로 들어가는 ‘사전 리튬화’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손쉬운 공정이 가능해진 것은 리튬 분말을 전극에 첨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전극 내부로 전처리 용액이 빠르게 침투하여 균일하게 실리콘 산화물 내부로 리튬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 

이민아 박사는 "사전 리튬화 용액을 만드는 분자의 구조와 용액의 온도, 담지 시간 등 반응 조건을 조절해 실리콘 산화물 음극의 초기효율을 56%에서 100%까지 증가시켰고 전체전지 에너지 밀도는 25% 향상 시켰다. 아울러 이 방법으로 만든 전극은 건조 대기에서도 우수한 안전성을 보이고 roll-to-roll 공정에 적합한 용액 공정이기 때문에 산업계의 기존 설비를 활용한 양산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홍지현 박사는 "이 전처리 기술을 활용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현재보다 평균적으로 최소 100km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업계는 흑연 음극 소재를 주요 사용하고 있지만 실리콘계 음극 소재가 저장능력 등이 높아 상용화 시키는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계 음극소재 배터리는 첫 충전시 리튬이온 20% 손실로 전체 배터리 용량이 줄어드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어왔다. 이에 따라 사전 리튬화 방법이 꾸준히 전세계에서 연구되고 있었는데 주로 리튬 분말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분말활용 사전 리튬화는 폭발 위험성과 높은 비용이 들어 실리콘계 음극소재가 에너지 저장용량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이민아·홍지현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용액을 개발해 전처리를 통한 리튬소모를 차단한 것.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Angewandte Chemie : International Edition’ (IF:12.257, JCR 분야 상위 9.593%) 최신호에 게재되었으며, 표지논문(Inside Cover)으로 선정되어 출판될 예정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식이 알려지자 한 전기차 생산 완성차 업체에서 전처리기술에 대해 검토가능한지 문의가 왔다”고 말했다.

KIST 관계자는 "현재 관련 연구결과는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지 관련 기업 등에서 관심을 갖고 검토를 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등에 따르면 시장의 실리콘 음극재 수요는 2025년까지 연평균 70%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시장 규모는 2020년 현재 3천8백만 달러 규모에서 2025년 1억7천7백만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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