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메일 논란’ 일으킨 배우진 대표 ‘교체’
새 수장에 롯데쇼핑 정현석 롯데몰 동부산점장
유니클로 “메일 실수와 무관…인력 재편 계획 無”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인력 구조조정 메일’을 실수로 전 직원에게 발송해 논란을 산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 대표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유니클로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유니클로는 배우진 대표가 지난달 29일 에프알엘코리아 공동 대표직에서 사임했으며 새 대표로 정현석 롯데쇼핑 상무가 부임했다고 밝혔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04년 롯데쇼핑이 일본패스트리테일링사와 지분 49대 51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로, 일본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앞서 지난 4월 배 대표는 사내 인사부문장에게 보내려던 구조조정 관련 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메일에는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했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 “2월 기준 정규직 본사 인원이 42명 늘었는데 (중략) 다시 이동을 하면 본사 인원은 줄어들 수 있다”,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추진 부탁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니클로는 입장문을 통해 이는 개인적인 실수며 구조조정과 무관하다고 밝혔으나, 메일 내용에 ‘회장님’이라는 직함이 포함되면서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메일 속 ‘회장’이 누군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이 거론됐다.
이에 이번 대표 교체에는 해당 메일 실수에 대한 ‘문책성 인사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배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아직 임기가 남아있다. 이미 지난해 말 2020년 정기 임원 인사가 진행된 만큼, 인사 시즌이 아닌 시기에 대표가 교체된 것이 문책성 인사설에 힘을 싣는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사회 결정으로 배 대표는 다시 롯데쇼핑으로, 정 신임 대표는 유니클로에 오게 됐다”며 “구조조정 메일 논란과 이번 인사 조치와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유니클로는 현재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침체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불매운동 여파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1조4188억 원) 대비 30% 하락한 9749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1조356억 원)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하락한 수치다. 이에 월계점과 종로3가점, 엔터식스 상봉점, 부천중동점 등 일부 매장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자매브랜드인 ‘GU(지유)’ 역시 첫 매장을 연지 1년 8개월 만에 오프라인 사업을 접는다. 오는 8월을 전후 해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과 경기 용인 롯데몰 수지점,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점포 문을 닫는다.
지속되는 악재에 이어 때아닌 대표 교체까지 단행되자 업계에서는 유니클로의 인력 재편이 다시 단행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청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수출과 내수 시장이 막히면서 대·중소기업 막론하고 패션·섬유 사업 내 ‘허리띠 졸라매기’는 이미 시작됐다”며 “하나둘씩 파산신청 및 무급 휴직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기업이라도 구조조정을 피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니클로는 인력 재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메일 실수는 사내 인사담당자와 운영 안에 관해서 논의 및 협의하는 내용이었으며 실수로 전 직원에게 보내진 것뿐이라는 입장을 굳혔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본지에 “구조조정이 진행되다가 메일 논란에 의해 중단된 것이 아니다”라며 “아예 구조조정을 진행한 적이 없으며 추후에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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