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권고 외국어 안내문 ‘0’…명동·이태원·강남·홍대입구역도 마찬가지
공사 “필요성 인지하고 있어…논의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에 붙어있는 마스크 착용 권고 포스터에는 외국어를 볼 수 없다. ⓒ임솔 기자
서울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에 붙어있는 마스크 착용 권고 포스터에는 외국어를 볼 수 없다. ⓒ임솔 기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서울시는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 대책 중 하나로 지하철 혼잡도별 관리기준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각 지하철 역사에 붙어있는 ‘마스크 착용 필수’ 관련 안내포스터에는 외국어가 표기돼있지 않아 지하철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등 지하철 운영기관이 마련한 지하철 혼잡도별 관리기준에 따르면 혼잡도가 80% 이하일 때는 ‘여유’, 80~130%은 ‘보통’, 130~150%는 ‘주의’, 150% 이상일 때는 ‘혼잡’ 단계로 구분해 각 단계별 차별화된 조치가 이루어진다. 특히 ‘주의’ 단계부터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도록 하고 있고 ‘혼잡’ 단계에 이르면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해 승차를 제한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역사에 ‘지하철 이용 시 마스크 착용 필수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포스터를 붙여놓고 시민들에 안내하고 있다. 이 안내문에는 각 역마다 마스크를 판매하는 곳까지 적혀있다. 다른 안내포스터에는 생활 속 거리두기 대중교통 이용 10대 수칙이 그림과 함께 설명돼있고 개찰구에도 ‘지하철 이용 시 반드시 마스크 착용’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포스터에서 외국어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외국인 비율이 다른 곳보다 높은 명동·이태원·강남·홍대입구역도 마찬가지였다. 강남 등 혼잡도가 높은 역이나 출퇴근 시간 등 혼잡도가 높은 시간대에는 안전요원을 배치해 마스크 착용·구매를 안내할 수 있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안전요원이 없는 경우도 있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또 다른 포스터도 외국어 안내는 돼있지 않았다. ⓒ임솔 기자

상황이 이러다보니 안전요원이 없는 시간대에 외국인이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마스크 착용 강력 권고 등에 대한 내용을 전혀 안내받지 못하고 있다. 내부에서 외국어로 된 방송이 나오기는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배포된 내용으로, 최근 서울시가 마련한 대책과는 일부 상이한 부분이 있다.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한 지하철 역사 관계자는 “요즘은 외국인도 거의 다 마스크를 쓰긴 하지만 일부 안 쓰는 경우도 있다”며 “마스크를 쓰라고 우리가 일일이 말로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외국어 안내문의 필요성에 대해 다들 인지하고 있다”며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논의 중에 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진행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등 체계가 바뀌고 있는데 지하철 방송의 경우 시스템 상 주기적으로 바꾸기 어려운 구조”라며 “현재 열차 내 방송은 기관사들이 육성으로 하고 있다 보니 영어 실력 등에 있어 개인차가 존재해 영어 방송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외국어 안내 방송에 대한 필요성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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